다녀온 날 2021년 11월 20일
구례 화엄사는 워낙 많이 알려진 곳이다. 중학교 수학여행으로 처음 와보고 그후로도 가끔 왔던 곳이지만 가을 단풍이 물든 화엄사는 처음인 것 같다. 위드코로나 때문인지 화엄사 입구까지 차량이 주차해 있어 불편하고 다소 번잡스러웠다.
화엄사 정류소 부근엔 넓은 주차장이 있어 그 곳에 주차를 하고 1km정도 계곡을 따라 걸어 올라갈 수 있도록 길이 잘 되어 있다. 그런데 차량을 가지고 들어가지 않아도 문화재관람료 3,500원을 내야 한다. 입장료와 차량 주차료를 따로 부과한다면 교통 혼잡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위치: 전라남도 구례군 마산면 화엄사로 539 (마산면)
입장료: 어린이 1,300 청소년·학생 1,800 어른 3,500
이용시간:매일 7시부터 19시 30분까지
화엄사는 민족의 영산인 지리산 자락에 위치하고 있는 천년 고찰로 544년(백제 성왕22년)에 연기조사가 창건하였다하여 절의 이름을 화엄경(華嚴經)의 화엄 두글자를 따서 붙였다고 한다. 처음에는 해회당과 대웅상적광전만 세워졌고 그후 643년(선덕여왕 12년) 자장율사에 의해 증축되었고 875년(신라 헌강왕1년)에 도선국사가 또 다시 증축하였다. 임진왜란 때 불타 없어진 것을 1630년(인조 8년)에 벽암선사가 절을 다시 세우기 시작하여 7년만인 인조 14년(1636년)에 완성하였다. 사찰 내에는 각황전을 비롯하여 국보 4점, 보물 5점, 천연기념물 1점, 지방문화재 2점등 많은 문화재와 20여동의 부속 건물이 배치되어 있다.
화엄사 정류소 주차장 (이 곳에 주차)
주차장 안쪽으로 지리산 남부 탐방로와 화장실이 있고 길 건너에는 식당가가 있다. 이 곳은 지리산 둘레길19구간(오미에서 방광)의 경유지이기도 하다. 지리산 둘레길 걸을 때 왔던 곳이라 더 반갑다.
대화엄성지(大華嚴 聖地) 표지석
시작부터 황홀한 단풍이다.
문화재 구역 입장료 3,500원
화엄사 일주문. '지리산대화엄사' 현판
화엄사까지 약1km 정도 이 데크길을 걷는다.
화엄사계곡의 물길따라 걷는 즐거움
조금 걷다 바로 만나는 다리
녹차시배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곳이다.
장죽전 녹차시배지는 우리나라 차의 역사를 말해주는 곳으로 '지리산 죽로차'라는 이름도 이 장죽전에서 생산되는 차에서 비록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 차를 심었다는 최초의 기록은 삼국사기 '흥덕왕 3년의 것이다. 그 내용은 '중국 당나라에 사신으로 갔던 김대렴이 차 씨앗을 가지고 돌아오니 왕이 지리산에 심게 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정만우 스님이 쓴 '화엄사적기'에 544년 연기(緣起)스님이 지리산에 들어와 화엄사를 세울때 차 씨앗도 같이 심었다고 했는데 그 자리가 화엄사 아래 장죽전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이와 같은 점들을 종합하여 볼때 우리나라 녹차시배지는 예로부터 '진대밥'이라 부르는 장죽전으로 짐작된다고 한다.
장죽전
기념비와 쉴 수 있는 넓은 정자, 녹차 밭이 있다. 녹차로 유명한 곳은 보성이나 하동으로 제주일원 등이 있기에 당연히 시배지도 그 중 한 곳일거라 생각했는데 오늘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실을 알게 되어 기쁘다. ^^
장죽전교에서 바라본 계곡
한화리조트 가는 길의 메타세콰이아가 예쁘게 물들었다.
지금은 작아 보이는데 몸을 던질만큼 소(沼)가 깊었었나보다..
계곡 건너 오른쪽으로 시의 동산이 있다.
단풍도 예쁘지만 여유롭게 산책을 하면 한 편의 시를 마음에 담을 수 있는 멋진 곳이다.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_이원규_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천왕봉 일출을 보러 오시라
삼대째 내리 적선한 사람만 볼 수 있으니 아무나 오지 마시고
노고단 구름바다에 빠지려면 원추리 꽃무리에 흑심을 품지 않는이슬의 눈으로 오시라
.....
행여 반야봉 저녁노을을 품으려면 여인의 둔부를 스치는 유장한 바람으로 오고
피아골의 단풍을 만나려면 먼저 온몸이 달아오른 절정으로 오시라
.....
화엄정. 잠시 쉬면서 아름다운 단풍을 눈에 담아도 좋으리..
'도종완 님'의 흔들리며 피는 꽃 시 비
제각기 다른 색으로 물든 나뭇잎들
눈에 보이는 비경을 사진으로 담기엔 너무 부족하다..
주차장 입구에 있는 지리산 국립공원 안내
도로에서 보이는 화엄원
불이문
불이문을 들어서면 不見, 不聞, 不言의 법문을 표현한 동자상을 만난다. 그릇된 것은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말라는 말씀이다.
겨울옷을 입은 동백나무와 돌담
성보 박물관. 장육전( 현 각황전)에 있던 화엄석경(보물 제1040호), 영산회 괴불탱(국보 제301호), 서오층석탑 사리장엄구(보물 제1348호) 등 화엄사 내 성보문화재를 전시, 연구하는 공간이다.
화엄사 구시(길이 7m). 정유재란 때 사용한 것으로 많은 승병들이 신속하게 밥을 먹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한다.
금강문(金剛門)
천왕문 옆 배롱나무. 여름에 꽃이 피면 정말 예쁠것 같다.
천왕문(天王門)
건물의 배치에 있어서는 일주문을 지나 약 30˚꺽어서 북동쪽으로 들어가면 금강역사, 문수, 보현의 상을 안치한 천왕문에 다다르는데 이 문은 금강문과는 서쪽 방향으로 빗겨 놓은 것이 독특한 특징이다.
보제루(普濟樓)
천왕문을 지나 다시 올라가면 보제루에 이르고 보제루는 다른 절에서 그 밑을 통과하여 대웅전에 이르는 방법과는 다르게 누의 옆을 돌아가게 되어 있다. 보제루(普濟樓)는 1636년에 건립되었다. 보제루는 사찰의 중심 불전 앞에 세우는 누각으로 부처님의 법문을 들려주며 많은 사람을 제도하는 법요 의식을 하는 장소로 누구나 들어가 쉴 수 있다.
보제루 현판 뒤로 비둘기 집이 있는 듯하다. 문화재 보호 차원에서 조치를 하면 좋을 것 같다..
가공하지 않은 통나무 그대로를 사용해 건물의 기둥이 제각각이고 주춧돌 위에 자연스럽게 자리해 있다.
보제루 아래의 모습
보제루
보제루 안쪽. 마루 바닥으로 되어있고 대들보와 서까래가 멋진 공간이다. 잠시 앉아 쉬기에 정말 좋다.
보제루 문살. 소박하고 단아한 아름다움
안쪽에서 바라 보이는 모습
대웅전(보물 제 299호)
조선시대의 우수한 예술성이 잘 나타나 있다. 가람배치는 대웅전과 누문을 잇는 중심축과 각황전과 석등을 연결하는 동서축이 서로 직각을 이루고 있으며 대웅전 앞에는 동서5층석탑이 비대칭으로 서 있는 독특한 형식이다.
동 오층석탑(東 五層石塔) 보물 제 132호
동.서 두개의 탑이 사선 방향으로 보이며 동측탑의 윗부분보다 한단 높은 더위에 대웅전이 있고 서쪽탑의 윗부분에는 각황전이 위치하고 있다. 이 석탑은 단층기단으로 표면에 아무런 장식도 없다는 것이 서탑과 가장 다른 점이다.
서 오층석탑 (西 五層石塔) 보물 제 133호
화엄사 서 오층석탑은 대웅전 앞에 동서로 서 있는 쌍탑 가운데에서 서쪽에 자리하고 있는 탑이다. 신라 말기 헌강왕 때 도선국사가 풍수지리설에 따라 조성하였다. 기단 아래에 사람들을 수호하는 12지신을 새겼고, 윗부분 조각은 팔금강과 사천왕으로 부처님의 법과 부처님의 제자를 보호하고 지키는 신이다. 그래서 이 탑을 옹호탑(擁護塔)이라고도 부른다.
1995년 이 탑에서 백지문서다라니경, 부처님 사리 22과를 비롯한 16종 72점의 성보 유물이 나왔다.
종각
보제루에서 바라본 각황전, 석등, 서오층석탑
괘불지주(掛佛支柱)
괘불지주(괘불석주)는 큰 법당 앞에 세워서 야외 법회행사때에 괘불을 거는 석주물이다. 괘불은 평소에는 말아서 불단뒤의 괘(机)에 보관하다가 특별한 행사가 있을 경우 불전 앞마당에괘불지주를 설치하고 괘불을 걸어 야외 법회를 진행한다. 현재 괘불(화엄서영산회괘불탱)은 화업사 성보박물관에 보관하고 있다.
석등(石燈)
각황전 앞 뜰에 서있는 석등은 높이 6.3m, 직경 2.8m 로 국내 최대 규모이며 신라 문무왕 17년(677) 의상 조사가 조성한 것으로 통일 신라시대 불교 중흥기의 찬란한 조각예술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꽃잎의 형태는 3천 년 만에 한 번 핀다고 하는 우담바라 꽃잎인데, 이 꽃은 부처님 오심이 지극히 드문 일이라는 것을 나타낸다고 한다.
각황전(覺皇殿)
각황전(국보 제 67호)은 화엄사에서 제일 유명한 전각으로 원래 이름은 장육전(丈六殿)이다. 원래 의상법사가 670년에 건립한 3층 장륙전으로 장륙존상(丈六尊像)을 봉안했으며 사방 벽은 화엄석경으로 장엄되어 있었는데 임진왜란 때 소실되었다. 화엄사 각황전은 조선 숙종 25년~28년(1699~1702)에 계파 대사에 의해 중건되었으며 정면 7칸, 측면 5칸의 2층 팔작지붕 법당입니다. 부처님을 깨달은 왕(성인중에 성인)이라는 뜻과 숙종 임금에게 불교 사상을 일깨워 주었다는 뜻으로 '각황전(覺皇殿)'이란 이름을 내려주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전해지는 목조 건물로는 가장 규모가 크다고 한다.
각황전 측면. 단아하고 소박한 자연의 색이 멋진 건물이다. 개인적으로 각황전과 보제루가 화엄사에서 단연 최고인 것 같다.
오래된 나무의 결과 색이 정말 아름답다는 표현외에 더 할 수가 없다.
각황전 처마 끝 풍경. 단청이 없어도 충분히 멋스럽다.
원통전(圓通殿)
사자탑(獅子塔) 보물 제 300호
원통전 앞 사자탑은 신라 문무왕 17년(677)에 조성한 것이며 네 마리의 사자가 길쭉하고 네모난 돌을 이고 있는 모습이다. 4사자의 표정은 인간의 감정인 희로애락(기쁨, 성냄, 슬픔, 즐거움)을 표현한 것으로 사람들의 수많은 번뇌를 뜻합니다. 사자의 의미는 부처님의 말씀, 부처님의 법문을 사자후(獅子吼) 또는 감로법(甘露法), 부처님의 지혜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그래서 이 탑을 4사자 감로탑이라고도 한다.
적멸보궁, 사사자 삼층석탑 가는 길. 잠깐 올라가면 화엄사의 또 다른 모습을 마주하게 되므로 꼭 가봐야 한다.
견성전
견성전(구 견성당) 탑전은 부처님 사리탑에 참배하고 기도를 할 수 있도록 한 화엄적멸보궁(寂滅寶宮)이다. 여러번 중창 과정을 거치다 2018년 견성전을 신축ㆍ중창했다고 한다. 법당에 창을 내어 삼층석탑(부처님 사리탑)을 보면서 기도하는 곳이다.
화엄사 사사자 삼층석탑(四獅子 三層石塔)
화엄사 사사자 삼층석탑은 신라 선덕여왕 14년(645)때 자장율사가 부처님 진신사리 73과를 모시고 사리탑과 공양탑을 세웠습니다. 암수 네 마리의 사자를 각 모퉁이에 기둥삼아 세워 놓은 구조로, 모두 앞을 바라보며 입을 벌린 채 날카로운 이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사자들이 에워싸고 있는 중앙에는 합장한 채 서있는 스님상이 있는데 이는 연기조사의 어머니라고 전하며, 바로 앞 석등 탑을 향해 꿇어앉아 있는 스님상은 석등을 이고 어머니께 차를 공양하는 연기조사의 지극한 효성을 표현해 놓은 것입니다. 일명 효대(孝臺) 라고도 부릅니다.
사리탑(舍利塔)으로도 불린다.
2011년 정밀안전진단결과 화엄사 사사자삼층석탑은 전체적으로 기울어지고 기단부의 균열, 절단, 벌어짐 등 구조적 불안정이 확인되어 해체보수가 결정되었습니다. 2016년 국립문화재연구소가 석탑을 해체하고 2018 이후부터 2021년까지 기존 석재를 다시 활용해 구조를 보강, 보존처리해서 2021년 9월 29일 경내 탑전에서 '화엄사 사사자삼층석탑 보수복원 회향식(이하 회향식)'을 봉행했습니다.
2020년 6월 보수복원 작업이 한창일 때에 찍은 모습
석탑 주위를 둘러싸고 있던 나무들을 잘라내고 지리산과 화엄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산 중턱에 구충암이 보인다.
불이문 안쪽
불이문을 나와 맞은 편 방문교(方文橋)를 건넌다. 동물 조각상에 가려진 이름...
다리 건너 왼쪽은 지리산 국립공원 등산로 입구이다.
작은 까페(다향)가 있는데 차와 쇼핑?을 겸할 수 있다.
남악사(南岳祠) 전남문화재 자료 제 36호
지리산 산신제를 지내는 곳이다. 지리산은 삼국시대부터 5악(五岳) 중 하나인 남악으로 신성하게 여기는 산이다. 신라때는 천왕봉, 고려때는 노고단에서 산신제를 지낸 것으로 전해진다. 조선시대부터는 한양에서 파견된 제관에 의해 남악사에서 제사를 지냈다. 원래는 온당리 당동(구례군 광의면)에 있었는데 일제의 민족정기 말살정책에 의해 헐렸던 것을 1969년에 이 곳에 다시 세웠다. 현재는 매년 곡우(4월20일경)에 약수제란 이름으로 민속행사와 함께 제례를 올려 그 명맥을 잇고 있다고 한다. 지리산 둘레길 20구간을 걸을때 만났던 남악사지와 이렇게 연관지어 만나게 될 줄이야..
구례군 광의면에 있는 남악사지(南岳祠址)
남악사를 지나 주차장 방향으로 내려오는 길에 만난 단풍
타는 단풍잎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것 같다.
내려가는 길
나무를 자르지 않고 그대로의 모습으로 길을 만든 아름다운 손길이 느껴진다.
구례 화엄사에 가시거든 가볍게 산책하 듯 걸어서 가셨으면 합니다. 자연 속 화엄사의 아름다움을 함께 마음에 담게 되는 기쁨을 만끽하게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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