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둘레길

지리산 둘레길 - 인월에서 금계 (3구간)

비사랑 2021. 10. 25. 11:14

2021년 10월 23일 날씨: 맑음

2015년 둘레길 3구간을 걸었으나 너무 오래되어 다시 걸어보고 싶은 생각에 도전해 본다. 20km가 넘는 길이라 체력이 조금 걱정은 되지만 희미한 기억의 완성을 위해 가을날 길을 나섰다. 

 

구간별 경유지

선화사경유(20.5km) : 구인월교 – 중군마을(2.1km) – 수성대(2.9km) – 배너미재(0.8km) – 장항마을(1.1km) – 서진암(2.5km) – 상황마을(3.5km) – 등구재(1km) – 창원마을(3.1km) – 금계마을(3.5km)

 

구간요약   http://jirisantrail.kr

전라북도 남원시 인월면 인월리와 경상남도 함양군 마천면 의탄리를 잇는 20.5km의 지리산둘레길. 인월-금계구간은 지리산둘레길 시범구간 개통지인 지리산북부지역 남원시 산내면 상황마을과 함양군 마천면 창원마을을 있는 옛 고갯길 등구재를 중심으로 지리산 주능선을 조망하고, 넓게 펼쳐진 다랑논과 6개의 산촌 마을을 지나 엄천강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제방길, 농로, 차도, 임도, 숲길등이 전 구간에 골고루 섞여있고, 또한 제방, 마을, 산과 계곡을 고루 느낄 수 있다.

 

3구간 시작점. 구) 인월교

 

 

구)인월교 옆 둘레길 3구간 시작점

 

 

 

 

중군마을까지 람천(濫川)의 둑길을 따라 걷는 길이다.

 

 

 

 

람천 건너편에 구간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지리산둘레길 인월센터'가 있다.  3구간 시작점에는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으니 센터 앞 주차장을 이용하고 구간지도와 숙박정보, 주변관광지 안내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길 한 쪽에 흥부고을에 대한 홍보인 듯한 조형물이 있다.  박을 절반으로 잘라 만든 의자와 박과 제비 그리고 흥부인 듯한 인물도 있다. 수리가 좀 필요한 듯.. ^^

 

 

 

왼쪽 2015년의 모습. 벚꽃나무가 엄청 자랐다. 

 

 

 

 

햇살에 반짝이는 물

 

 

 

 

(위)둑길이 끝나면 인월 중군길(60번 지방도)과 만난다. (아래) 람천과 걸어온 둑길

 

 

 

 

고려 말 우왕6년(1380년), 삼남지방에서 노략질을 하던 왜구를 토벌하러 온 이성계가 이곳에 중군(中軍)을 둔데서 유래되었다. 고려의 군대는 중·전·후·좌·우군의 오군으로 편성되는데 이 가운데 중군이 주둔했다는 것은 이 마을이 아마도 전략적 요충지였던 것 같다. 中軍이 주둔했다하여 中軍里, 中軍洞으로 불리웠다는 것이다. 이 중군정은 2016년에 건설되어 마을의 역사를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한다.

 

 

안쪽으로 이용가능한 화장실과  게스트하우스가 있다. 

 

 

 

 민화 벽화가 반기는 중군민속마을길

 

 

 

 

가을 가을한 느낌 가득한 길

 

 

 

선화사 갈림길. 우측으로는 산길을 오르고 좌측으로는 강변을 조망하면서 천천히 오르는 포장길이다. 어디로 가던지 수성대에서 만나게 된다.  선화사 길이  0.7km 더 멀지만 포장도로를 걷는 것보다 당연히 산길로 가는 것이 더 좋다.

 

 

 

제법 가파른 오르막 포장길이다.

 

 

 

 

 외롭게 서 있는 감나무 뒤로 펼쳐지는 풍경이 좋다. 멀리 보이는 지리산 능선

 

 

 

 

포장길에서 벗어나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둘레길은 왼쪽으로 가지만 선화사(오른쪽)를 보고 가기로 한다.

 

 

 

 

2015년 이 길에서  '황매암'이라는 작은 암자로 기억되었던 곳인데 '선화사'라는 이름의 절로 바뀌었다.(2016년)

 

 

2015년과 달라진 모습. 크게 변한건 없지만 石泉(석천)의 위치가 달라져 있고 (잡동사니들?이 가득있어 물을 마시고 싶은 생각이 사라짐), 사납게 짖는 개들 때문에 절 느낌이 확 사라졌다.

 

 

 

 

절에서 나와 다시 둘레길로 접어든다. 

 

 

 

 

가파른 돌계단길

 

 

 

 

 잘 다듬어진 둘레길

 

 

 

 

 

 

가을색으로 변하고 있는 나무들은 파란 가을하늘과 참 잘 어울린다.

 

 

 

 

임도와 만나는 곳 수성대 쉼터가 있다. 삼신암을 경유하는 길과 만나는 지점이다.  

 

 

 

 

아직 갈길이 멀다.

 

 

 

 

 

수성대 내려가는 길은 예전엔 없던 데크길이 만들어졌다.

 

 

 

 

수성대

이 계곡물은 인근의 중군마을과 장항마을의 식수원으로 쓰이고 있단다.

 

 

 

이 곳에도 가판대가 있는데 1박2일에서 강호동, 이승기가 잠깐 목을 축였던 곳이기도 하다. 오늘은 텅 비어 있다. 

 

 

 

 수성대를 지나면 장항마을까지 약 2km정도 산허리길을 걷게 되는데 힘들지는 않다.  

 

 

 

 

배넘이재(배너미재가 더 정겹다). 배넘이재는 운봉지역이 호수일때 배가 넘어들었다 해서 지어진 이름으로 장항마을 사람들이 인근마을에 가거나 풍개를 사먹으러 다녔던 추억이 있는 길이란다. 

 

 

 

배너미재를 넘으면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멀리 구름이 살짝 드리운 곳이 등구재이다. 가야할 길이 까마득하다.

 

 

 

밭 사이로 난 길이 참 예쁘다.

 

 

 

 

장항마을

이 마을은 지리산의 한 능선인 덕두산(德頭山)에서 바래봉으로 이어지는 남쪽에는 실강골과 바람골을 가운데로는 뒷골을 그리고 북쪽으로는 높고 듬직한 앳골을 만들어 마을을 아늑하고 포근하게 감싸고 있다. 이 당산이 있는 자락은 앳골로서 마치 노루가 목을 길게 내민 형국이기 때문에 옛이름은 노루목이라 불렸으며 지금은 노루 장(獐) 목 항(項)자를 써서 장항리로 부른다.

 

장항마을이 한 눈에 들어오고 지리산 능선이 아름다운 곳이다.

 

 

 

 

세운지 오래되어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하지만, 지리산 둘레길에서만 만날 수 있는 안내판이라 더 정감이 간다. 다른 구간에서는 철거하고 주황색 벅수를 세우기도 한 곳도 있다. 

 

 

 

 

 

소나무 당산

제는 해마다 정월보름에 세 곳에서 당산제를 지냈으나 지금은 이 곳 윗당산에서만 매년 정월 초이튿날에 제를 지낸다고 한다. 소나무 주변에 쌓아올린 석단은 당산제를 끝내고 제물을 묻어 당산신을 비롯해 산신령, 산짐승과 온갖 미물들에게도 정성을 드리는 헌식(獻食)의 장이다. 지금도 마을의 역사와 함께 자라온 이 나무를 마을의 수호신처럼 여기고 있으며 소나무의 보호와 더불어 유서 깊은 고유의 당산제 전통문화를 이어오고 있다.

수령 400년 이상으로 사방으로 고르게 가지가 자라 빼어난 자태를 뽐내고 있는 이 소나무는 마을이 형성 될 무렵인 1600년대부터 주민들의 사랑을 받고 자라왔다고 한다.

 

 

3구간 스템프 집과 장항마을 지리산을 조망하며 쉴 수 있는 쉼터가 있다. 

 

 

 

 

 뒷쪽에서 본 모습

 

 

 

 

소나무 만큼이나 오래되어 보이는 느티나무.  나무 아래 너른 쉼터가 있다.

 

 

 

 

장항마을 앞 도로.  금계 13.5㎞/ 인월 7.0㎞ 지점  

 

 

 

 

장항교를 건너 60번 지방도를 따라 걷다가 왼쪽 오르막길로 간다.

 

 

 

 

파란하늘과 억새, 산국이 눈을 즐겁게 하는 길

 

 

 

서진암 갈림길까지 가는 임도 옆으로 사과 농원이 많이 생겼다. 첫 사과밭에 걸린 지리산 둘레길 순례객을 위한? 이벤트

 

 

 

 

걸어왔던 덕두산이 마주보인다. 끝봉우리는 바래봉이다.

 

 

 

 

오르막길에 약간 지쳐있을때 눈에 들어온 박스 속 사과... 지리산 둘레길이 내어주는 인심과 정에 마음이 따뜻해진다.

 

 

 

 

인덕원 농장에 병충해 없이 사과 농사 해년마다 대박나길 기원합니다. 사과는 정말 꿀맛이였다. ( 인월 8.2㎞/금계 12.3㎞ 지점)

 

 

 

 구름이 새털처럼 수놓아진 하늘

 

 

 

 

국도에서 임도로 올라서서 매동갈림길 까지 30분 소요 (인월 8.7km/ 금계11.8km 지점)

 

 

 

 

지친길에 잠시 위로가 되는 풍경

 

 

 

 

미류나무 꼭대기에 걸린 구름.. 동요가 생각나는 모습이다. ^^

 

 

 

 

서진암 갈림길까지 계속되는 오르막은 끝없이 이어진다. 살짝 지친다.. 쉬어 가려해도 쉴 곳이 없는 길이다.

 

 

 

 

드디어 서진암 갈림길이다. 쉬어가기 좋은 곳이다.아니, 쉴 수 밖에 없다.. ㅎ 옆에 놓인 지게는 아마도 서진암까지 짐을 옮기기 위함인 것 같다. 

 

 

 

 

이제 길은 숲을 걷는다. 울창한 소나무들로 피곤함없이 걸을 수 있다.

 

 

 

 

갈림길에는 사진작가인 강병구씨가 운영하는 카페 겸 갤러리 ‘지리산 길섶’ 홍보용 팻말도 세워져 있다.   

 

 

 

 

 

묵답: 사람손을 떠난 논밭. 산업화의 물결따라 농부는 논밭을 버리고 도시로 떠났다. 한때 고추가 익고 벼가 고개를 숙이던 논밭은 농부의 발걸음이 끊기자 나무가 들어서 이제 숲으로 거듭나고 있다. 자연으로 돌아가려는 땅의 본능을 볼 수 있다. 묵답은 지리산둘레길을 걷다보면 자주 보게 된다.

 

 

 

 

 

 

걷다가 올려다 본 소나무 위로 내리쬐는 햇살과 가을하늘

 

 

 

 

 

 산이 높으면 골짜기도 크니 이 길에서 두어군데 우천시 통행이 제한되는 곳을 만난다.

 

 

 

 

아직 10km가 남았구나.. ㅠ (인월 10.6km/금계9.9km 지점 )

 

 

 

 

 

 

 

  중황마을을 지난다. 지리산둘레길은 논길과 둑길, 임도, 숲길,차도를 걷게 되는데 때로는 갈림길에서 가끔 헛갈리는 곳도 있으나 거의 대부분 벅수 이정표가 잘세워져 있어 걱정하지 않고 길을 걸을 수 있다.

 

 

 

 

이 산골에도 짜장면집을 만날 수 있다니..  

 

 

 

 

물레방아가 있는 민박집을 지나 오르막 산길을 오른다.

 

 

 

 

예쁜 계단길도 만나고..

 

 

 

 소류지

 

 

 

작은 저수지와 전망대가 있는 길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

 

 

 

 

 걸어온 길

 

 

 

상황마을.  펜션이나 집들이 많이 들어섰다.

 

 

 

 

계속이어지는 오르막길

 

 

 

 

1박2일에 나와 유명해진 등구령 쉼터

 

 

 

 

돌을 쌓아 만든 다락논들

 

 

 

 

계속되는 오르막에 지친다.  3구간 최대 고비가 아닐까 싶다.

 

 

 

 

산허리를 따라 걸어왔던 길

 

 

 

 

 

 

 

 

등구재

함양군 마천면 창원리와 남원시 산내면 중황리에 걸쳐있고 옛날에는 함양에서 제안재와 오도재, 등구재를 넘어 남원의 산내와 운봉으로 왕래하였으며 전라도와 경상도를 이어주는 길목이다.

 

 

 

 

등구재를 넘으면 숲길이다. 딱딱한 포장길에 지친 몸이 위로가 되는 길이다.

 

 

 

 

나선형 목계단. 예술적인 감각?이 돋보이는 길이다.

 

 

 

 

작은 연못. 산짐승들이 와서 목을 축이는 곳이란다.

 

 

 

갈림길인 이곳에서 둘레길은 왼쪽으로 방향을 튼다. 창원마을로 향하는 빠른 길은 오른쪽이지만  안내판은 왼쪽으로 돌아 가라고 써 있다. 2015년에도 돌아가는 길이 힘들었던 기억이 있는데 민원발생 지역이라서 소유주가 길의 통행을 반대하는 것인데 아직도 해결이 되지 않은 모양이다. 어쩔수 없다..  (인월 14.6㎞/ 금계 5.9㎞ 지점)

 

 

 

갈림길부터 창원마을까지 2.4km정도를 포장도로를 걸어야 한다. 지루하고 피곤한 길이다. 점점 지치는 길이다.

 

 

 

 

창원 윗길이란다. 이렇게 높은 곳에 들어선 집들과  펜션들. 지리산 둘레길을 걷다보면 차가 다닐 수 만 있으면 어디든 들어선 집들을 볼 수 있다. 물론, 이 곳처럼 조망이 좋은 곳..  그나저나 다리가 아프다.

 

 

 

 

마을쪽으로 내려갈 뻔 했다. 오른쪽 제각 앞쪽으로 가면 '창원당산'길이다. (인월 16.9㎞/ 금계 3.6㎞ 지점)

 

 

 

 

창원 당산

 

3구간의 두번째 스템프집이 있다. 두 군데 다 이 구간에서 만나는 가장 멋진 나무 옆에 스템프집이 있다.

 

 

 

가장 멋진 뷰를 자랑하는 창원 당산이다. 지리산 천왕봉과 중봉 제석봉이 한눈에 들어온다. 다만 산죽이 너무 자라서 

2015년 보다 조망이 더 좁다는 아위움이 있다.

 

2015년의 창원 당산

 

 

 

 

내려오는 계단에서 봄

 

 

 

 

당산에서 내려오면 갈림길에서 보았던 출입금지 둘레길과 만나는 곳이다. 창원마을은 생태마을로 지정되어 산촌체험을 위해 찾아온 이들이 머무는 숙소가 있다. 이 곳 창원마을은 ‘천왕봉이 가장 잘 보이는 하늘 아래 첫 동네'이다. 길은 마을안쪽이 아닌 산자락을 향해간다.

 

 

해가 지고 있어 마음은 조급한데 지쳐서 걸음이 무겁다. 저 멀리 보이는 천왕봉 모습에도 감탄사가 나오지 않는다.

 

 

 

포장길이 끝나고 길은 다시 산으로 이어진다. '숲터널재'라 불리는데 한참이나 걷게되는 3구간의 난코스라 할 수 있다.

 

 

 

 

 쭉 뻗은 긴 소나무들 사이로 난 계단과 소나누 사이로 천왕봉이 보이는 아름다운 풍광이 펼쳐지는 곳이다. 데크계단에 앉아서 쉬어도 좋다. 

 

 

 

산 아래에 보이는 마을은 의중,의평 마을로 지리산 둘레길 4구간의 길목이다. 

 

 

 

 

 

 

 

드디어 시야가 탁 트이는 길목에서 왼쪽으로 채석장이 보인다. 국내 유일의 검은색 화강암인 ‘마천석’을 채굴하는 곳이란다. 운모가 주를 이루기 때문에 색이 검은데 인테리어 자재로 이용되어 가격도 제법 나간다고 한다.  

 

 

금계마을

이 마을은 금계(金鷄)마을로 그 전에 불리던 이름은 '노디목'이었다고 한다. 노디는 '징검다리'라는 사투리로 칠선계곡에 있는 마을(추성, 의중, 의탄, 의평)사람들이 엄천강 징검다리(노디)를 건너는 물목마을이라 부른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지금은 그 위로 의탄교가 있다. 4구간 길에 만나게 되는 다리이다.

 

 

3구간 종점이자 4구간 금계_동강의 시작점 

 

 

 

 

함양군의 지리산 둘레길 

 

 

산이 겹겹인 곳이라 6시인데 벌써 어둑어둑해졌다. 둘레길 함양센터는 사진에 담지도 못했다. 넓은 주차장과 화장실 식사를 할 수 있는 가게, 까페가 있어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곳이다. 10시 50분에 출발해서 6시 쯤 도착.. 꼬박 7시간이 걸렸다. 좀 더 일찍 길을 나섰더라면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지리산 둘레길 3구간은 오래전 ‘1박 2일’에서 강호동과 이승기가 걸었고 올해 ‘미운 우리새끼’에서는 이상민과 김준호, 박군이 걸었었다. '1호가 될 순 없어'에서는 전유성, 팽현숙, 최양락이 중군마을 '중군성'에서의 일상을 보여주었다. 지리산 둘레길 곳곳이 이야기가 있고 각각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지만, 3구간은 특히 더 많은 볼거리와 이야기거리가 있어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둑길과 산길, 논두렁 밭두렁, 임도와 마을길들을 걸어온 둘레길 3구간은 힘들었기에 기억에서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