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둘레길

지리산 둘레길 - 주천에서 운봉 (1구간)

비사랑 2021. 6. 15. 14:36

2021년 6월 12일 날씨: 맑음

다시 걷는 지리산 둘레길

2015년 8월15일 1구간을 시작으로 2.3코스를 걷고 지리산 둘레길은 자연스럽게 일상에서 잊혀졌다.

그러다 코로나를 계기로 걷기 시작하게 된 지리산 둘레길은 2020년 3월 29일 4구간부터 시작해 올해 5월 22일 전 구간을 걸었지만 기억 저편에 머물고 있는 1구간부터 3구간을 다시 걷기로했다.

지리산둘레길을 걸을 때 도착점에 주차를 하고 시작점으로 이동하여 걸었는데 오늘은 아침 일찍 서둘렀는데도 시간이 늦어서 주천센터 근처에 주차를 하고 길을 나섰다. (주천센터 주차장도 이미 만차라 반대편 파출소 주차장을 이용했다. )

 

♠ 구간 요약  http://jirisantrail.kr

전라북도 남원시 주천면 장안리 외평마을과 남원시 운봉읍 서천리를 잇는 14.7km의 지리산둘레길. 본 구간은 지리산 서북 능선을 조망하면서, 해발 500m의 운봉고원의 너른 들과 6개의 마을을 잇는 옛길과 제방길로 구성된다. 이 구간은  옛 운봉현과 남원부를 잇던 옛길이 지금도 잘 남아있는 구간이다. 회덕에서 남원으로 가는 길은 남원장으로, 노치에서 운봉으로 가는 길은 운봉장을 보러 다녔던 길이다. 특히 10km의 옛길 중 구룡치와 솔정지를 잇는 회덕~내송까지의 옛길(6km)은 길 폭도 넉넉하고 노면이 잘 정비되어 있으며 경사도가 완만하여 아이를 동반한 가족들이 솔숲을 즐기기에 더할 나위없이 좋다.

 

♠ 구간별 경유지

주천면 – 내송마을(1.1km) – 구룡치(2.5km) – 회덕마을 (2.4km) – 노치마을(1.2km) – 가장마을(2.2km) – 행정마을(2.2km) – 양묘장(1.7km) – 운봉읍(1.4km)

 

 

 

 

 

지리산 둘레길 1구간 시작점. 출발~

 

 

길을 걷자마자 만나는 작은 개울

 

 

지리산 둘레권역 홍보관

 

 

원천천.  돌다리로 건넘.(우천시 건널수 있는 나무다리가 생겼다.)

 

 

내송마을 입구까지 큰 도로를 걷는다.

 

 

내송마을 입구에 있는 이정표와 화장실

 

 

내송마을  
약 600여 년 전 한양 조(趙)씨들이 자리를 잡기 시작하여 그 후로 경주 김(金)씨, 서산 류(柳)씨 등 여러 성씨들이 차례로 들어와 30여호 마을을 이루면서 주위의 비옥한 농토와 산림을 토대로 부유한 마을로 발전하기에 이르렀다고 한다. 예쁘게 잘 꾸며진 집들이 많다.

 

 

 

개미정지- 서어나무 쉼터

개미정지로 불리는 이 곳은 왜구의 침입을 대비하다 여기서 잠든 의병장 조경남의 발을 개미들이 물어뜯어 위급함을 알렸다 하여 이름붙여졌다 한다. 또한 이곳 서어나무 쉼터는 재너머 지리산 곳 주민들이 남원장을 다녀갈 때 이고 지고 가던 짐보따리를 내려놓고 쉬어가던 옛 주막터 이기도 하다.

 

 

 개미정지를 지나면 2.5km정도 산길 오르막 구간이다.

 

 

산수국 꽃이 예쁘게 피어 힘듦을 잊게 한다.

산속에서 자생하는 의미를 가진 '산수국'은 우리나라와 일본 등에서 자라는 떨기나무로 여름이 시작되는 6월경부터 가지 끝에 산방꽃차례로 둥근 접시 모양의 꽃을 피우기 시작한다. 토양의 산성도에 따라 꽃 색깔을 달리하고 달걀모양의 열매는 9월에 맺는데 꽃말은 '변하기 쉬운 마음'이다.

 

 

'관중고사리'가 많이 보인다.

 

 

수해복구의 흔적들..

 

 

 

솔정지
20여년 전만 해도 나무하러 지게를 지고 가다가 고개를 오르기 전에 땀을 식히고 하던 곳으로 주천 들녘과

멀리 숙성치와 밤재를 바라보던 아름드리 소나무가 있던 곳이라 하여 '솔정지'라 했다 한다.

 

 

 

같은 지점. 왼쪽이 2015년에 찍은 길이다.

 

 

 

 

아름드리 소나무가 우거진 숲길. 소나무들이 정말 건강해 보여서 좋다.

 

 

 

바위들 사이로 난 길.. 그 길 사이로 빼곡히 들어선 이름모를 식물들  

 

 

 

나무가 조금 자랐지만 거의 같은 모습. 위 사진이 2015년 찍은 것이다.

  

 

 

구룡치: 해발 600고지로 운봉방향 4.6km 지점. 오르막길 끝이다.

구룡치는 달궁마을에서 남원장을 가기 위해 지나야 하는 길목이었다고 한다.  달궁마을 주민들은 거리가 멀어 남원 장에 가려면 2박 3일에 걸쳐 다녀와야 했을 정도였다고 하는데 이 길을 이용하는 마을 주민들은 해마다 백중(음력 7월 15일)이 지나면 마을별로 구간을 나누어서 길을 보수해서 이용해 왔다고 한다. 

쉼터에서 땀을 식히고 간식으로 기력 보충

 

 

 

 꿀풀꽃(위)과 조록싸리 꽃(아래)

        

 

 

연리지

연리지라 함은 한나무와 다른 나무의 가지가 서로 붙어서 나뭇결이 하나로 이어진 것을 말한다.

 

 

 

'사무락다무락'이란다.
작은 돌탑 밭에 소나무 한 그루가 있는 곳으로 다무락은 이곳 사투리로 담벼락이라는 뜻. 사무락은 바람을 뜻하는 ‘소망(所望)’이 변한 말이다. 한마디로 ‘소망을 비는 돌담’이다. 길손들은 이 곳을 지날 때마다 돌탑에 돌을 하나씩 놓으며 소원을 빈다. 우리도 돌 하나 올려 본다.

 

 

 

     위: 2021년, 아래 2015년에 촬영함. 소나무는 자람이 늦어 크기는 차이가 거의 없다.

      

 

 숲길의 끝,  도랑을 건너면 포장길이다.       

 

 

 

몇 년 전에 들렸던 정자나무 쉼터는 변함없고, 화장실 위치는 바뀌었다.

 

 

 

회덕마을 가는 길. 지나는 차량이 많지는 않지만 신경써서 걸어야 한다.

 

 

 

회덕마을은 평야보다 임야가 많기 때문에 짚을 이어 만든 지붕보다 억새를 이용하여 지붕을 만들었으며 현재도 두 가구가 그 형태를 보존하고 있다.  당연히 초가지붕인줄 알았다.

 

회덕마

임진왜란 때 밀양 박(朴)씨가 피난하여 살게된 것이 마을을 이룬 시초라고 한다. 원래는 마을 이름을 남원장을 보러 운봉에서 오는 길과 달궁쪽에서 오는 길이 모인다고 해서 “모데기”라 불렀다. 그 뜻은 풍수지리설에 의해 덕두산(德頭山), 덕산(德山), 덕음산(德陰山)의 덕을 한 곳에 모아 이 마을을 이루었다는 것이다. 

 

 

 

 

 지리산 만복대와 정령치 바래봉까지의 서북능선 산줄기

 

 

왼쪽 노치마을로 가는 길

 

 

모심기가 끝난 초록의 싱그러움이 묻어나는 길

 

 

노치마을 입구 두 갈래길에서 아랫길로 가면 된다.

가다 보면 만나는 조금은 이상한 모양의 정자와 둘레길 쉼터 의자. 잠깐 쉬려고 앉았는데 댕댕이가 얼마나 크게 짖어대던지 바로 일어섰다.

 

 

밭 귀퉁이에 이정목은 대추나무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았고 밭 울타리 기둥으로 사용되고 있어 곧 넘어질 것 같다.

 

 

노치마을

노치마을은 해발 500m의 고원으로 서쪽에는 구룡폭포와 구룡치가 있으며 뒤에는 덕음산이 있고 지리산의 관문이라고 말하는 고리봉과 만복대를 바라보고 있으며 구룡치를 끼고 있다. 마을에서는 마을 이름을 “갈재”라고 부르는데 이는 산줄기의 높은 곳이 갈대로 덮인 것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한다.  현재는 백두대간이 관통하는 마을로 널리 알려져 있다.

 

 

 

백두대간길 민가 담장에 그려진 그림

 

 

 

당산나무와 목돌이 있는 곳.

노치마을 입구에서 둘레길은 우측 방향이지만 마을회관 쪽으로 10m정도 걸어오면 역사적으로 의미있는 공간을 만나게 된다. 우리가 처음 길을 걸었을 때는 보지 못했던 곳이라 더 감동으로 다가왔다.

 

 

목돌에 대한 설명과 전시된 목돌의 모습

 

 

 

 

백두대간과 14정맥이라는 우리나라 고유의 산줄기 이름이 표기 되어 있는 조형물 .

백두대간은 백두산 장군봉에서 지리산 천왕봉에 이르는 길이 약 1,625Km (남한지역690Km)의 산줄기로 나라땅과 모든 물줄기를 동류와 서류로 갈라놓은 근골(筋骨)이다 .

 

 

 

500년 넘은 느티나무

 

 

 

 

논두렁길. 지리산 둘레길의 정겨움이 가장 많이 묻어나는 길이다.

 

 

 

덕산저수지

 

 

 

길 끝에서 오른쪽 야트막한 산길로 접어든다.

 

 

 

운봉읍이 한 눈에 조망되는 곳 (운봉뜰)

 

 

 

운봉뜰을 바라보면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이 곳에 쉼터가 있었으면 좋겠다.

 

 

 

오씨가문의 가족묘원을 지난다. 心修亭(정자) 역시 문중 소유...

 

 

 

정자 앞에서 바라본 덕산 저수지

 

 

 

무인점포.

 

 

 

동산을 내려와 가장마을로 향한다.

 

 

    

수로가 시원하게 흐른다.

 

 

 

      가장마을 느티나무 숲

가장 마을은 풍수지리에 의하면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가 화장을 하고 있는 형국이라 하여 가장리(佳粧里)라 불렀다      한다. 지금은 들녘에 농사짓는 움막터를 뜻하는 농막 장(庄)자를 써 가장리(佳庄里)로 쓰고 있다.

 

 

 

느티나무 숲에는 마을 쉼터인 모정과 화장실이 있다.

      

 

 

 가장마을을 지나면 60번도로로 이어진다.

 

 

 

도로를 지나면 주촌천을 따라 농로(둑길)를 걷는다. 

 

 

 

 다시 60번 도로를 만나는데 횡단보도가 없어 주의해서 지나야 한다. 가장교를 건너 다시 농로를 걷는다.

 

 

 

풀들이 옹기종기 난 길이 참 예쁘다.

 

 

 

발걸음을 멈추고.. ^^

 

 

 

     행정마을로 접어드는 길

 행정마을
남원의 숨은보석 10선에 속한다는 서어나무숲이 있는 마을이다.

이 곳은 처음 풍안유씨가 입주하여 살다가 모두 준향리로 옮겨가고 그뒤 입주한 창녕 조씨(昌寧曺氏)들이 이곳을 개척하였다고 한다. 조씨들이 새로 들어와 들어와 정착할 무렵 이곳 일대에는 은행나무가 숲을 이루어 풍치가 아름다워 사람들은 이곳을 은행마을, 은행몰이라고 이름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그후 이를 한문으로 표기하여 은행리(銀杏里)가 되어는데 이를 줄여 행정(杏亭)으로 고쳐 지금에 이른다. 
행정마을에 서어나무를 심고 가꾸기 시작한 것은 1700년대 후반, 마을이 생겨난 직후라고 하는데 마을 사람들에게 서어나무숲은 삶의 일부가 아닐까 생각된다.
 

 

 

 

 

지리산 둘레길은 람천 둑길로 이어진다. 행정교와 람천(다리를 건너서 찍음.)

 

 

 

둑길을 조금 걸어가면 '서어나무 숲'으로 가는 다리를 만난다.  이정표가 없어 길을 걷는 사람들이 그냥 지나친다. 이정표를 설치하면 이 길을 걷는 사람들이 아름다운 서어나무 숲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행정마을 서어나무 숲과 서어나무

 

 

서어나무 잎

 

커피 한 잔과 함께 잠깐 아름다운 풍경에 푹 빠져본다.

 

 

 

배추흰나비

 

 

 

람천 둑길을 걷다가 남원 양모사업소로 들어선다.

 

 

 

길(운봉로)을 건너 양모장 출구쪽으로 가는 길. 횡단보도가 없다. 

 

 

 

남원 양묘사업소 문 (바리게이트가 반쯤 열려져 있는 곳) 을 지나 운봉 가는 옛 도로를 걷는다.

 

 

 

운봉읍 시가지는 마치 세트장을 연상하게 한다.  

 

 

 

2015년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으로 새롭게 단장되어 깔끔하고 독특한 느낌을 준다.

 

 

 

동편제의 고장답게 판소리 춘향가, 수궁가 벽화가 인상적이다.

 

 

 

운봉초 삼거리에서 왼쪽 방향으로 가면 도로(황산로) 건너 1코스 종점, 2코스 시작점이다.

 

 

 

주천으로 가려면 운봉 우체국 앞 버스 정류장에서 주천 가는 버스를 타면 되는데 시간이 맞지 않아 택시를 탔다.

(요금: 17,000원)

 

 

 

                                     지리산 둘레길 주천센터로 가는 시간표 (2021년 6월 15일 현재)

 

 

두번째 걷는 길이라 눈에 익은 모습들이 있었지만 많이 변한 곳들이 더 많았다.

한창 지리산둘레길 붐이 일었던 시절의 북적거림은 없지만 여전히 이 길을 걷는 이들이 있어 지리산은 나눔과 되돌아 봄의 길이 되고 있는 것 같다. 코로나로 인해 등산이 인기를 얻고 있는데 둘레길 또한 많은 이들이 찾을 수 있는 길이 되길 바래본다.

꽤나 긴 코스였지만 아름다운 풍광들과 역사적으로 의미있는 공간, 모가 자라고 있는 들녘들을 보면서 피곤함을 잊고 걸을 수 있었다. 특히, 백두대간 노치마을의 목돌과 행정마을의 서어나무 숲은 기억에 남는다. 둘레길을 걷는 분들은 뿐만아니라 많은 이들이 찾았으면 하는 생각이다.

길에서 만나는 많은 것들이 우리의 삶에 힘이 되길 희망하며 둘레길 2구간을 계획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