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5월 2일(일) 날씨: 구름, 비, 운무, 강풍.. 그리고 맑음..
♠ 등산코스 ♠
- 관음사에서 백록담(8.7km), 백록담에서 성판악(9.6km), 사라오름(1.2km)
♤ 관음사 탐방로입구- 탐라계곡 목교(3.2kn)- 개미등(1.7km)- 삼각봉대피소(1.1km)- 백록담(2.7km)- 진달래밭대피소(2.3km)- 사라오름입구(1.5km)- 사라오름전망대(왕복1.2km)- 속밭대피소(1.7km)- 성판악(4.1km) 총: 19.5km. 휴식시간, 점심시간포함 10시간 소요.
오전 5시~8시 사이 등반 예약이라 6시쯤 일어나 준비하는 걸로 계획을 했는데 밤새 잠을 설치다보니 한 시간 일찍 일정을 시작했다. 구름이 잔뜩 낀 하늘과 제법 부는 바람때문에 맘이 좀 심란했지만 오늘 일기예보 맑음에 기대를 안고 관음사 탐방센터로 향했다. 한라산 등반은 탐방예약제로 시간이 정해져 있어서인지 이른시간이지만 주차된 차들이 제법 있었다.
한라산 관음사탐방로 주차장
관음사 탐방센터. 뒤로 한라산 정상이 보여야 하는데 구름이 덮고 있다.
이 곳에서 김밥 두 줄을 구입했다. (맛은 별로.. 차라리 삼각 김밥이 나았을 듯..)
QR 코드를 찍고 입장
계곡을 따라 걷는 길. 숲 아래는 조릿대가 주종을 이루고 있으며 습한 길이다.
관음사 길은 계곡을 따라 걷는 길이 많다.
탐방로 안내가 너무 잘 되어 있는 것도 좋지는 않다. 이제 200m 걸었나? 하게 된다. ㅎ
탐라계곡 목교
목교에서 바라본 탐라계곡
탐라계곡 목교를 지나면 어려운 코스로 진입이다.
탐라계곡 화장실
안개 낀 숲. 간간이 빗방울도 떨어진다.
고지가 높아질 수록 안개는 더욱 짙어진다.
1,400 고지를 지나자 추워졌다.
빗방울이 떨어지는 탐방로
삼각봉 대피소
운무와 추위로 대피소 안에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어 밖에서 쉬었다. 가만히 앉아 있었더니 더 추워져서 차 한잔만 마시고 바로 출발했다. 날씨는 더 안 좋아지는 것 같다. 앞이 안보인다.
뒤로 보이는 희미한 형채가 삼각봉
용진각현수교
순간순간 지나는 바람으로 금방 모습을 드러냈다가 사라지는 풍경탓에 오른손은 장갑을 끼지 못하고 사진을 찍었다.
용진각 대피소가 있던 자리와 그 위로 급류가 내려왔던 골짜기의 모습
추억속의 용진각 대피소
태풍에 밀려온 급류로 대피소 건물이 쓸려나가고 지형까지 바뀌었다니 이 골짜기가 새삼 무섭게 느껴졌다.
바람결에 운무가 지나간 자리에 아주 잠깐 모습을 드러낸 봉우리
이 곳을 지나면서부터 완전 겨울 날씨다. 등산하는 사람들 모두 추위에 힘들어 했다. 준비해간 우의를 꺼내 입었다.
계단이 대부분인 탐방로
상고대가 보이기 시작했다.
얼어버린 진달래 꽃
한겨울 산행이라고 해도 될 듯..
계단을 올라가는 동안 설경에 푹 빠져 추운줄 몰랐는데 얼굴이랑 손은 감각이 없다. ㅠ
정상에 이르는 마지막계단. 백록담은 사진으로 보고...
운무가 개이길 간절히 바랬건만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한라산 정상과 한겨울 살을 에는 듯한 강풍은 더욱 거세지고 있었다. 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서 있는 동안의 시간이 너무 힘들어서 차라리 포기할까? 하는 생각마저 들게 했다. 탐방안내소 직원분의 빠른 하산을 권고하는 안전방송까지 귓전을 맴돌다보니 완전히 멘붕상태로 겨우 사진만 찍고 바삐 하산했다.
웃는게 웃는게 아냐..ㅠ
난간을 붙잡지 않으면 강풍에 휘청거려 넘어질 정도..
아주 잠깐 모습을 드러낸 풍경들
데크 계단길
바람은 여전히 차다.
40분쯤 내려오니 운무가 걷히기 시작했다. 다시 올라갈 수도 없고 마음이 서글펐다.
진달래밭대피소까지는 데크 계단길이 많다.
진달래밭 대피소 도착. 진달래꽃이 많긴하다..
대피소 앞마당 풍경
아무리 배가 고파도 맛없는 김밥은 먹지 못하겠다. 라면만 먹고 남은 건 까마귀 밥으로...
운무가 걷히자 모습을 드러낸 한라산 정상
점심을 먹고 햇살을 받으니 몸이 좀 풀렸다.
사라오름 전망대 갈림길에서 0.6km 정도면 다녀올만하겠다는 생각에 사라오름으로 향했다.
사라오름
호수는 그야말로 천상의 호수? 같은 느낌이다..
호수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만나는 전망대
활짝 갠 하늘과 한라산 정상. 이렇게라도 볼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사라오름 산정호수와 한라산 정상
다시 성판악 하산길
관음사 코스와 다르게 성판악 코스는 깊은 골짜기도 거의 없고 습하지 않다. 조릿대가 주종을 이루는 건 비슷하다.
속밭 대피소
삼나무 숲길
제주의 자연 돌 길. 그런데 울퉁불퉁한 상태 그대로라 발 딛기가 많이 불편했다.
다행히 보조 매트?를 깔아놓은 구간이 있어 한결 편안했지만 성판악 코스는 돌 길이 너무 많은 듯...
드디어 만나는 성판악 탐방안내소 입구
성판악탐방안내소에서 한라산 탐방인증서를 발급 받았다.
차를 주차한 관음사 탐방안내소로 가야하는데 택시를 콜하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요금 부담도 있다고 버스를 이용하라고 한다. 성판악 주차장에서 길을 건너면 버스 정류장에서 '281번 버스'를 타고 '산천단'에서 하차 후 길을 건너 475번 버스로 환승하면 관음사 탐방안내소까지 갈 수 있다. 그런데 배차시간이 한 시간 간격(16:31, 17:21, 18:16)이라 콜택시를 이용했다. (7,000원)
관음사 탐방로 주차장에 도착해서 찍은 한라산
한라산은 우리나라(남한)에서 가장 높은 산이며 지리적 특성상 쉽게 오고 가기가 어려운 산이다. 한라산 등반은해 체력도 뒷받침 되어야 오를 수 있고 날씨도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에 백록담을 만나는 정상등반의 성공은 운?도 따라야 하는 것 같다. 모든 준비를 잘 하고 등산을 시작했지만 날씨 탓에 경관이 뛰어나다는 관음사 코스의 비경을 제대로 보지 못했으니 아쉬움이 정말 많이 남는 산행이었다. 더구나 갑작스러운 날씨 변화(추위와 강풍)에 대한 대비를 할 수 없었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5월의 산행이지만 만약의 상황에 대한 준비를 위해 몇 가지 팁을 올려봅니다.
- 따뜻한 옷 입고 가기, 아니면 바람막이나 기능성 옷 챙겨가기
5월인데 추운 겨울날씨에 상고대까지.. 얼어죽는 줄 알았습니다.
숙소 쥔장님 말씀이 제주도는 한여름에도 바람이 차다고 합니다.
- 중간에 매점이 없으므로 간식이나 열량이 높은 음식(에너지바,초코렛) 등을 충분히 챙기기
- 당연히 탐방예약은 필수, 될 수 있으면 여유롭게 해서 내가 원하는 코스와 시간대에 갈 수 있도록 하기
- 관음사코스와 성판악 코스의 장단점을 잘 알아보고 내 체력 조건에 맞는 코스 선택하기
(우리는 등산할 때 같은 코스로의 산행은 되도록 피하고 있어서 관음사에서 등산, 하산시 무릎에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완만한 경사의 성판악코스를 하산으로 택했다.)
다시 한 번 도전하여 백록담을 꼭 보게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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