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둘레길

지리산 둘레길 - 송정에서 오미 (17구간)

비사랑 2020. 11. 29. 17:04

2020년 11월 28일. 날씨: 기온이 영하로 떨어져 바람이 차가운 날 

 

일주일 전 가탄-송정구간을 다녀온 터라 이번주는 쉬고 싶었는데 아랫집 리모델링 공사 소음으로 집에 있을 수가 없어 부리나케 배낭을 챙겨 나왔다. 난이도 상.중 구간이라 스틱 챙기고 점심은 김밥과 컵라면으로 준비.

 

갑자기 기온이 떨어져서 길을 걸을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도착지점인 오미마을에 주차를 하고 택시를 기다리는데 역시나 바람이 차다. (택시비 15,000원) 저번주에도 느낀건데 송정마을은 주차공간이나 화장실이 없는 것이 좀 아쉽다. 이정표 바로 길 건너 산으로 오르는 오솔길이 시작지점이다.

 

-구간 경유지

송정 – 송정계곡(1.8km) – 원송계곡(1.4km) – 노인요양원(2.7km) – 오미(4.5km)  :  10,4km

 

 

 

 

 

구례 토지면 송정마을 시작점

 

 

 

표지목 바로 맞은 편. 도로 건너 오르막길이 시작이다.

 

 

 

낙엽이 쌓여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정겨운 길

 

 

 

 

 

저번주에 걸었던 길이 마주보인다. (가탄-송정)

 

 

 

길을 걸은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밑둥이 온통 새카맣게 그을린 소나무들을 만났다. 처음엔 소나무재선충 퇴치를 위해 

어떤 작업을 한건가? 생각했는데 산불의 흔적이라니 마음이 아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록의 잎들을 지키고 서 있는 소나무를 가만히 쓰담쓰담... 부디 쓰러지지 않고 버텨주길...

 

 

 

삼나무 숲과 습지

 

 

 

고개에서 만난 쉼터. 바람이 쌩쌩불어 아주 잠깐 휴식

 

 

 

편백나무 숲

 

 

숲이 예쁘기도 했지만 피톤치드(나무가 자연치유를 하기위해 발산하는 향균물질 )를 가장 많이 발산하는 나무가 편백나무이기도해서 심호흡을 엄청 많이 했다. 코로나로 답답했던 호흡이 뻥 뚫렸다.편백나무와 삼나무는 많이 닮아 있는데 잎을 자세히 보아야 구별이 가능하다.

 

    왼쪽 편백나무. 오른쪽 삼나무

 

 

 

 

송정계곡

 

 

 

이정목.  길을 걷다보면 백의종군길과 대부분 겹친다.

 

 

 

뿌리가 통째로 뽑힌 상수리나무. 바위가 있어 뿌리를 깊게 내리지 못했구나...

 

 

 

시야가 트이는 곳이면 섬진강을 볼 수 있다.

 

 

 

 

 

섬진강, 구례 간전면의 들판과 계족산

 

 

 

소나무길

 

 

 

사유지인 밤나무 산.

 

 

 

걸어온 길을 돌아 봄. 앞쪽은 조림사업을 하는지 나무들이 대부분 잘려나가고 없다.

 

 

 

편백나무를 식재한 길

 

 

 

 

섬진강을 조망하기 좋은 곳에 있는 쉼터 정자

 

 

 

정자에서 바라본 섬진강. 송정계곡 입구 마을. 강건너는 구례 간전면

 

 

 

솔향이 물씬 나는 길

 

 

 

포장길에 깜짝 놀랐지만, 20여m 지나면 바로 흙길이다.

 

 

 

솔잎과 상수리 나뭇잎이 길에 소복히 내려앉았다. 밟고 지나기 미안하다.

 

 

 

한 고개 넘어서 만나는 포장길. 산 중턱까지 대지를 만드느라 파헤쳐지고 있다.

 

 

 

토지면소재지가 보인다.

 

 

 

원송 계곡

 

 

 

계곡을 지나면 바로 만나는 감나무 밭. 목장길 같다.

 

 

 

걸어왔던 길을 돌아 봄.

 

 

 

길 양쪽에는 농장과 무덤들이 가득하다. 풍경은 별로다..

 

 

 

노인요양원 갈림길

 

 

 

요양원 오른쪽길에서 뒤로 돌아감.

 

 

 

가파른 오르막길

 

 

 

강과 들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아주 넓은 쉼터가 있다. 아마도 단체석? ^^

 

 

 

길 옆으로 심심찮게 보이는 농수로

 

 

 

체육시설과 화장실이 있다.

 

 

포장길이긴 하지만 풍경이 좋아 지루하거나 답답하지 않다.

 

 

 

솔까끔 마을 

소나무를 베어내고 산을 깎아 만든 곳이다. 산 중턱의 소나무를 깎아서 '솔까끔'이라는 얘기가 있는데 씁쓸하다.

실제로 보면 좀 화가 난다.

 

 

 

내죽, 하죽마을과 오미 들판이 내려다 보인다.

 

 

 

문수저수지

 

 

 

 

벽화랑 돌담이 조화롭다.

 

 

 

담 너머에 보이는 문구가 너무 사랑스럽다 (일부러 본 건 아님. 담이 낮아서 그냥 보였음 ㅎ)

 

 

 

문수저수지에서 흘러 나온 물이 집 앞으로 흐른다. 내죽마을에서 하죽마을, 오미마을까지 이어진다. 참 예쁜 물길이다.

 

 

 

향나무 가로수가 명품인 길

 

 

 

운조루

 

 

운조루 앞 연못. 새 한마리가 멋을 더한다.

 

 

 

송정-오미 도착점, 오미-방광, 오미-난동 시작점. 오미정 왼쪽에 스탬프가 있다.

 

 

일주일 전에 걸었던 가탄에서 송정 길이 너무 좋았기에 오늘 코스가 그 만큼의 만족을 줄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드는데 날씨까지 추워져서 마음이 조금 심란했다.  하지만 출발과 함께 걱정은 말끔히 사라졌다.

 

지리산둘레길은 포장길의 비중도 많은데 이 길은 숲길이 더 많다. 삼나무, 편백나무 군락과 소나무가 아름다웠고 곳곳에서 보이는 섬진강의 물결과 넓은 들은 마음을 아늑하게 해주었다. 물론, 포장된 임도도 있지만 기존의 둘레길에서 만나는 임도와 달리 아름답고 포근함을 주는 풍광이 펼쳐져 지루하지 않았다. 중간 중간 표지판이 잘 되어 있어 헛갈리는 곳은 없었다. 참 감사한 일이다. 걷는 중간에는 마을을 지나지 않아 사람들을 만나는 걱정을 덜 수 있어 편안하게 걸을 수 있었다. (문수저수지 지나서 만나는 내죽,하죽 마을은 마을 안길을 걸어야 해서 마스크 착용..)

 

코로나로 지쳐 있는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길, 많은 이들에게 권유하고 싶은 길이다.

11시30분 출발 4시 도착 (4시간30분 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