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1월 21일 날씨: 맑음
경상남도 하동군 화개면 탑리 가탄마을과 전라남도 구례군 토지면 송정리 송정마을을 잇는 10.6km의 지리산둘레길.
하동에서 구례를 넘나들었던 작은재가 이어진 길이 있고 포장된 길보다 대부분 산길, 숲속길이라 기분좋게 걸을 수 있다.
시야가 트이는 곳에서는 섬진강을 볼 수 있어 경치에 푹 빠지기도 한다. 깊은 산골을 걷다가 자주 묵답을 만나게 되는데
이 깊고 높은 산골까지 들어와 농사를 지어야 했던 옛사람들의 삶의 무게를 느껴볼 수 있다. 목아재에서 당재로 넘어가는 길은 옛날 화개로 이어지는 길이기도 하고 연곡사와 피아골을 볼 수 있다.
- 구간별 경유지
가탄 – 법하(0.7km) – 작은재(어안동)(1.2km) – 기촌(1.9km) – 목아재(3.4km) – 송정(3.4km)
상상코스라 마음의 준비를 하고 길을 나섰다. 도착지점에 차를 주차하고 시작지점으로 이동하기 위해 Tmap에서 송정마을 찾는데 실패했다. 근처까지 가서 주민분의 도움을 받았지만 둘레길 이정표 찾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주차장이 없어 공사중인 길가 공간에 주차를 하고 출발점인 가탄마을로 이동했다. (택시 13,000원)
가탄마을 시작점
가탄교를 건너 출발
길 오른쪽으로 지난번 걸었던 마을과 지리산 능선이 보인다.
법하마을로 가는 이정표
법하마을 길
왼쪽 방향길에 철조망이 있어 출입금지 아닌가 했는데 옆으로 지나가도록 되어 있다.
포장길 옆으로 난 산길로 접어든다.
사유지라 농작물 보호 팻말이 눈에 띈다.
묵답. 물이 고인걸 보면 벼농사도 지었을 것 같다.
작은재
들꽃들이 피는 봄, 여름의 길은 더 예쁠 것 같다.
습지처럼 곳곳에 웅덩이와 물이 스며있다.
솔 숲사이로 섬진강이 보인다. 가는 길 곳곳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이다.
기촌마을과 맞은편 은어마을 팬션단지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
내리막길은 전체가 밤나무 단지이다. 가을에 길을 걸으면 농작물을 조심해야 할 것 같다.
새빨간 산수유 열매가 주렁주렁 열려있다. 서리가 내리고 산수유 잎이 지고 수확하는데 이 시기를 지나서 채취 해야 본연의 맛과 향, 영양성분이 갖춰지며 산수유 고유의 붉고 진한색을 균일하게 지니게 된다고 한다.
이른 봄 이 길에는 산수유 꽃이 예쁘겠다.
황장산 등산로 입구. 안내도와 기촌마을 이정표
다리를 건너면 오르막 구간이다.
내서천
가파른 오르막길
세 갈래 길에서 가운데 길로 올라가면 된다.
온통 밤나무들이다. 마른 잎들로 채워진 길
시야가 확 트이는 곳. 이정표 뒤로 모이는 섬진강과 남도대교
상수리 나무 군락. 낙엽마저 사랑스러운 길
고개를 올라 만나는 쉼터. 여기서 점심을 먹음.
쉼터를 지나 소나무가 예쁜 능선 길을 걷는다. 떨어진 솔잎들이 소복히 쌓여 있어 폭신한 느낌이 든다.
기존의 둘레길 표지목과는 다르다. 구례로 넘어오면서부터 바뀐 듯..
마른 고사리들이 펼쳐진 밭
목아재
'목아재' 라는 이름이 독특하다. 불리우기는 모가재라고도 불리웠다고 하나 ‘산고개’ 라는 뜻의 옛말 ‘몰애재’, ‘모래재’, ‘모릿재’ 등의 표현이 변형되어 ‘목아재’ 라고 불리운다.
목아재에서 피아골과 멀리 지리산 능선이 조망된다.
목아재에서 다시 산길로 접어든다.
감탄사를 연발하며 걸었던 길
길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쌓인 낙엽. 멋지지만 미끄럼 주의가 필요하다.
산을 내려와 포장길로 접어들면 이정표가 없다. 그래서 조금 헤맸다. (아래로 내려가면 된다)
표지목 바로 옆이 댕댕이 집. 어찌나 크게 짖어대던지 급하게 찍은 사진. 녀석도 나옴 ^^
우천시 우회로 안내. 자세히 살펴보니 너무 멀다. 길 옆으로 조금 큰 돌다리를 만들면 되지 않을까?
노을이 물들기 시작했다.
가탄-송정 도착점, 송정-오미 시작점. 지리산둘레길 표지목과는 조금 달라 오전에는 그냥 지나쳤었다.
길이는 짧지만 고개를 몇 개 넘어야 하는 상상구간이다. 올 해의 가을날은 마지막이지 않을까 싶은 생각에 2주전 원부춘-가탄을 이어 길을 나섰다. 코로나로 거리두기가 이뤄지고 있어 조심스러웠지만 산에서는 마스크를 벗고 맘껏 심호흡을 할 수 있어서 너무 편안한 시간이었다. 지리산 둘레길 코스 중 손에 꼽을 정도의 훌륭한 길이 아닐까 싶다. 특히 대부분의 길이 흙길이라서 너무 좋았다. 강추 하고 싶은 길이다. 날이 너무 좋아서 눈에 담기에도 벅찰 정도의 예쁜 풍경은 사진으로 남기기에 너무 부족하다. 봄 꽃이 필 때쯤 다시 걸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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