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4월 12일
일이 있어 간 대전에서 우연히 만난 뱅크시 사진전에 다녀왔습니다.
‘얼굴 없는 거리의 예술가’ 뱅크시
평화를 위한 아트 테러리스트(Art Terrorist)를 자칭하는 뱅크시는 영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거리의 예술가로 현대 예술계에서 가장 신비로운 인물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의 신원이 대중들에게 철저히 감춰졌기 때문인데, 뱅크시는 항상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남몰래 그라피티(Graffiti) 작품을 만들고 사라진다. 해당 작품은 뱅크시가 자신의 웹사이트를 통해 예술작품을 공개하고 난 뒤에야 그가 남긴 작품임을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이번 사진전은 뱅크시의 작품을 Martin Bull이라는 사진 작가가 사진으로 남긴 전시회입니다.
※ 전시날짜: 2025. 3. 7.(금)~ 6. 1.(일)
※ 장소: 대전엑스포시민광장 아트센터 2,3F
※ 관람료: 성인 20,000원(20세 이상) / 청소년 15,000원(14~19세) / 어린이 10,000원(4~13세)
* 36개월 미만 무료 입장
※ 관람등급: 전 연령 관람가
※ 문의처: 1588-2532


'폴리스 키즈'로도 잘 알려진 이 작품은 두 어린이가 순진하고도 평온하게 달려가고 있는 장면이다. 잭앤 질을 한국어로 표현하자면 철수와 영희와 같은 평범한 아이의 이름인데 즐겁게 뛰어 놀지만 방탄조기를 입고 있다는 점에서 역설이 작용한다. 부모와 가족, 혹은 사회라는 보호체계가 그들을 지나치게 통제하려는 경향이 있음을 지적한다.

매표소와 전시장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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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하고 싶을 만큼 예쁜 티켓
이번 전시에서는 뱅크시의 세계관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 150여 점을 볼 수 있다. '풍선을 든 소녀(Girl with Balloon), 2002년', '꽃을 던지는 남자(Love is in the air), 2003년', '몽키 퀸(Monkey Queen), 2003년' 등이 대표적이다.
포토존
뱅크시의 명언들이 걸려있는 공간
뱅크시의 명언들
"Laugh now, but one day we' ll be in charge."
지금은 비웃어라, 하지만 언젠가 우리가 통제할 것이다.
"The human race is so flawed
that history books are full of people trying to fix it."
인류는 너무나도 결점투성이어서,
역사책은 그것을 바로잡으려 했던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
"There is nothing more dangerous than someone
who wants to make the world a better place."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 싶어 하는 사람보다 더 위험한 존재는 없다.
The greatest crimes in the world are not
committed by people breaking the rules but by people following the rules
세상에서 가장 큰 범죄는 규칙을 어긴 사람들에 의해 저질러지는 짓이 아니라 규칙을 따른 사람들에 의헤 저질러진다.
'그래피티는 무엇보다 하위 예술이 아니다. 이는 실존하는 가장 정직한 형태의 예술이다. 그래피티를 하는 것은 엘리트 의식으로 인함도 아니고 누군가를 현혹하기 위함도 아니다.'
-Banksy-
마틴 불은 뱅크시의 예술적 발자취를 체계적으로 기록한 인물로 '테러리스트 뱅크시, 그래피티로 세상에 저항하다'의 저자이기도 하다. 지난 2000년대 초반부터 뱅크시 작품을 사진으로 남겨 거리예술의 현장을 생생하게 포착해 왔다. 마틴 불 작가는 "거리예술은 거리에 있을 때 가치가 있다. 실제 거리에서 뱅크시의 작품을 직접 보는 게 최선이겠으나,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인 만큼 사진을 통해 (관람객에게) 보여주는 것"이라며 "수 천㎞ 떨어진 곳에 가서 일일이 작품을 찾지 않고도 뱅크시의 작품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뱅크시의 작품이 탄생한 도시와 거리의 생생한 사진들과 함께, 그의 메시지를 추적하는 과정을 경험할 것"이라고 했다.
카펫아래를 쓸고 있는 혹스턴 모텔의 청소부
사진과 함께 현장감있게 구현된 모습이 인상깊다.
창밖에 매달린 사랑꾼
뉴스에서 봤던 아는 작품, '브리스톨 성의학건강센터' 외벽에 그려진 그림인데 주민투표까지해서 보존된 그림이라고 한다.
화장실의 코로나-19 쥐들
2020년 뱅크시는 욕실에 있는 다양한 쥐들의 그림을 공개했다. 코로나-19로 많은 사람들이 격리상태에 있는 동안 뱅크시는 창의력을 멈추지 않았고 어디에서나 예술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세상에 보여주었다. 그는 인스타그램에 " 아내는 내가 재택 근무하는 것을 싫어한다."고 덧붙였는데 이를 통해 뱅크시가 기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쥐가 뱅크시의 '페르소나'라고 한다
'그들은 허가없이 존재한다. 미움을 받고 쫓기고 잡히고 학대당한다그들은 더럽고 불결하고 조용한 절망속에서 산다.
당신이 지저분하거나 존중받지 못하거나 사랑받지 못하고 있다면 당신의 결정적인 역할모델은 바로 쥐다.' 이 글을 읽으니 그가 자신의 페르소나를 쥐라고 했는지 이해가 되었다.
COPPER(경찰)
뱅크시가 다루는 주제는 전쟁 반대, 폭력과 감시체제에 대한 저항, 권력 비웃기, 세태 풍자, 현대 소비문명 비판 등등 매우 묵직한 것들이지만, 보는 순간 그림이 주는 의미가 바로 파악될 수 있도록, 촌철살인의 유머와, 마냥 웃을 수 만은 없는 아이러니칼한 메시지, 강렬하면서도 직관적인 이미지로 이들을 풀어낸다. 이것이야말로 뱅크시의 장점이자 매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네이팜(Napalm)
베트남전에서 네이팜탄을 피해 도망치는 어린 아이들을 남긴 사진으로 퓰리처상을 받았던 작품을 재창조하여 미국 소비문화의 아이콘인 미키마우스와 맥도널드를 소녀옆에 넣었다. 이 작품을 통해 그는 전쟁과 자본주의, 식민주의 점령에 대해 비판을 하고 있다.
2018년 10월 5일 Banksy 의 한 작품이 영국 런던의 소더비 경매장에서 1,042,000 파운드에 낙찰되었는데요. 그러나 갑자기 그림이 액자 아래로 내려오면서 작품이 파쇄됩니다. 순식간에 작품은 절반만 남게 되고 안에 있던 사람들은 당황하는데요
이 모든 일은 사전에 계획된 일이었어요. 그는 작품이 경매에 나가기 전 액자에 파쇄기를 몰래 설치했고 전체를 파쇄하기 위해 여러 번 연습까지 해왔다고 하는데, 당일 장치에 문제가 생겨 작품이 절반만 잘려나가 아쉬워했다고 합니다. 다행인걸가요?
2021년 10월 14일 '풍선을 든 소녀' 작품은 ‘사랑은 쓰레기통에’ 라는새 이름으로 3년 만에 약 20배가 오른 18,582,000파운드(약 304억)에 낙찰되며 새 주인에게 돌아갔다. 뱅크시의 서명 없는 사본의 그림은 2022년 3월27일8만 1000파운드(약 1억 2900만원)에 낙찰되었으며 수익금은 전액 우크라이나의 오크메디트 소아병원에 기부되었다.
이 작품은 2002년 영국 런던의 쇼디치(Shoreditch) 근교의 건물 담벼락 벽화로 그려졌던 것을 회화로 복원한 ‘풍선을 든 소녀 (Girl With Balloon)’라는 그림입니다.
KIDS
아이들의 천진난만함과 희망찬 모습보다는 사회비판적인 메시지를 담은 작품들이 많다.
'총을 든 모나리자'와 '성모마리아(독약마리아)'
곳곳에 있는 뱅크시의 재미있는 흔적들
3F 전시실
2015년 뱅크시는 디즈니랜드의 어두운 버전을 컨셉으로한 팝업전시 디즈멀랜드(Dismaland)를 기획하였다.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디즈니랜드’의 패러디로 폐허처럼 보이는 놀이공원과 기괴한 동화 캐릭터들이 전시되고 있으며 현대의 자본주의 소비주의, 환경파괴 문제를 풍자하는 작품들이 포함되었다. 이 전시는 5주만에 모두 철거되었지만 그가 주는 예술과 사회비판을 결합 강렬한 메시지는 높이 평가되고 있다고 한다.
뱅크시의 작품을 다양한 미술기법으로 재해석한 AI아트와 각 기법에 맞춘 AI음악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
할머니들(Grandmas)
포토존에서 한 컷
영상ZONE
뱅크시는 영상을 통해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업도 하고 있다고 한다.
체험 ZONE
스텐실로 뱅크시의 작품을 표현해 볼 수 있다. (벽에 그리는 것은 무료)
기프트샵
각종 굿즈들을 보는 재미도 있는 곳이다. 엽서, 열쇠고리, 마그네틱, 액자, 가방, 포스터 등이 판매되고 있다. 기념으로 맘에 드는 마그네틱과 작은 포스터를 구입했다.
출구
마지막까지 감동인 전시장, 출구 문 앞에 툭 던져진듯한 발매트에는 영화 '펄프픽션'을 패러디해 배우들이 총대신 바나나를 들고 있는 작품이 그려져 있다.
그의 작품을 한국에서 직접 만날 수 있다는 건 행운이다. 때문에 뱅크시 전시는 젊은 층 사이에선 '놓치지 말아야 할 전시'로 꼽힌다고 한다. 우연한 기회에 만나게된 뱅크시는 단순히 거리의 예술가, 그래피티 작가가 아닌 사회적 메시지를 강렬하게 전달하는 현대미술의 아이콘이였다. 오늘 마주한 그의 작품은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 하는 감탄을 너머 가슴에 무언가 한 방을 남겼다. 영국 여행을 하게 된다면? 거리에 남겨진 그의 작품을 만나고 싶다. 오늘도 감사한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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