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영광 물무산 행복숲 맨발 황톳길을 걷다.

비사랑 2023. 9. 18. 16:20

2023년 9월 16일  비내리는 날

 

결국 굵은 빗방울이 떨어졌다. 영광은 오후부터 비 예보가 있었기에 한가닥 희망을 가지고 물무산 행복숲으로 향했지만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비내리는 날 청승맞아보이는 맨발 걷기였지만 너무 멋진 길이였고 어린아이처럼 진흙 장난에 푹 빠져본 시간이였다.

 

 

 

 

맨발황톳길은

질퍽질퍽 황톳길 0.6km, 마른황톳길 1.4km - 총 2km로 조성되어 있다.

 

입장료와 주차료는 무료  

 

주차장 옆 흥곡 저수지

 

 

주차장에서 황톳길 입구로 올라가는 길 (왼편에 화장실이 있음)

 

 

입구 올라가는 길에서 보는 주차장

 

 

 

 

맨발황톳길 입구

 

맨발걷기의 시작은 어씽(earthing)이라고 하는데 어씽(earthing)은 땅(earth)과 현재진행형(ing)의 합성어로 지구와 우리 몸을 접촉함으로써 지표면에 존재하는 에너지를 우리 몸으로 흡수하는 행위를 통칭하며 우리말로는 접지(接地)라고 한다.어씽은 한마디로 지구 표면에  존재하는 에너지에 우리 몸을 연결하여 대지의 자연적인 치유 에너지를 가져오는 것이다.

어씽의 가장 쉬운 방법이' 맨발걷기'라고 한다

 

맨발 황톳길은 숲속 둘레길과 연결되어 다양한 코스로 걸을 수 있으며 4월1일~ 10월 31일까지 운영된다.

 

 

 맨발 황톳길 출발점. 이 길은 애완견 출입금지 구역이다.

 

 

 

 

세족장 옆으로는 벗어놓은 신발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다. 여기에 놓아둔건 잃어버릴 염려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만 가능한 공동체?적인 모습이 아닐까? 신발들이 무척이나 사랑스럽다.

 

 

세족장을 지나면 바로 '질퍽질퍽황톳길'이 시작된다.

 

 

발목 깊이까지 푹 빠진다.

 

2/3정도가 질퍽길,  1/3정도는 마른길인데 비 때문에 온통 질퍽질퍽길이 되어버렸다. 

 

 

비가 내려 우산쓰랴, 미끄러지지 않게 중심 잡으랴 , 세 배 정도 힘들지만 맨발에서 느껴지는 부드러운 흙의 감촉이 너무 좋았다.

 

 

 

오르막길은 완만했지만 가장자리도 미끄러워 굉장히 조심히 걸어야 했다.

 

 

 

마른 맨발 황톳길 시작점

 

길 왼편의 야자매트가 깔린 이 길은 마른 길의 시작과 끝점을 연결하는 지름길이라고 한다. (숲속둘레길)

 

 

 

 계곡 물소리도 빗소리와 함께 시원함을 주었다.

 

 

비에 젖은 길은 황톳빛이 더 붉다.

 

 

 음용수와 작은 연못이 있는 쉼터

 

비오는 날 왠 청승인가 싶었지만, 오가는 사람들도 간간이 있어 동질감도 느끼며 걸었다.

 

 

나무와 지형을 최대한 있는 그대로 살려낸 완만한 S자형 황톳길

 

 

 

 

가장 미끄러웠던 구간

 

 

길 옆으로 핀 꽃무릇 

 

 

숲1길 갈림길

황톳길은 직진방향이다.

 

이 곳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숲속 둘레길을 걸어 황톳길 종점과 만난다.

 

  세족장과 쉼터가 있다. 

 

 

 

 

굽이굽이 자연그대로의 모습이라 더 정감있다.

 

 

 

 

 

오두막 쉼터

 

 

빗방울이 점점 굵어지지만 오히려 더 운치 있어 좋다.

 

 

 

 

맨발 황톳길 종점

정자와 세족장, 의자가 있다. 뒤로 이어지는 숲길은 올라올때 보았던 갈림길(숲속1길 표지판)에서 만난다.

 

 

날이 좋았다면 이 의자가 멋진 쉼터가 되었으리라..

 

 

소나무 아래 맥문동 군락이 넓게 펼쳐져 있다. 아쉽게도 꽃은 이미 졌다.(5~6월이 개화시기)

 

 

정자에서 조금 더 걸어가면 정말 멋진 숲을 만난다.

 

 

 

 

 

 

비가 내려서인지 약간 몽환적인 분위기가 넘 좋다.

 

 

신발을 가져왔다면 숲길로 갔을텐데.. 아쉬움이 남는다. 다시 온다면 그때는 숲길을 걷는 코스로 아름다운 풍경을 더 만끽하고 싶다.

 

 

내려가는 길

 

 

 

맨발 걷기 주의 사항

어씽(earthing)을 하면서 땅에 있는 미생물이나 기생충에 감염될 수 있는데 상처가 있는 발로 맨발 걷기를 하면 감염의 위험이 높다고 한다. 맨발 걷기를  할 때는 발을 깨끗하게 씻고 상처가 없는지 확인하고, 깨끗한 장소를 선택해서 걸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건강에 좋은 황토가 쫙 깔린 이 길은 맨발 걷기에 최적인 길이 아닐까 생각된다.

 

 

나무 기둥들에는 황톳길을 조성하는 용도인 듯한 말뚝과 수도, 호스가 연결되어 있다. 

 

 

발은 모내기를 한 사람처럼 온통 황토 범벅이다. 왜 솔이 있나 처음엔 의아했지만, 발 사이사이와 발톱에 묻은 황토는 손으로 닦아내기 힘들다. 솔로 씻어내니 그나마 조금 편했다.
 

 

오랫만에 맨발로 원없이 걸었다. 그것도 비가 많이 내리는 날, 질퍽이다 못해 질척이는 황톳길을.. 비가 내려도 개의치 않고 편하게 걸을 수 있었던 것은 울창한 숲과 황톳길이 있어서 가능했던 것 같다. 몸과 마음이 가벼워지고 건강한 하루를 선물해준 이 길에 감사한다. 아마도 다시 올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