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4월 1일. 미세먼지
따뜻해진 날씨로 십여일 앞 당겨 핀 벚꽃과 봄 꽃놀이를 즐기는 시기라 그런지 한산한 장군봉 산행을 즐길 수 있었던 날이였다.
기차산 장군봉
조선 8대 오지로 불렸던 동상면의 여러 산들 가운데 신월리 구수리마을의 뒷산 역할을 하는 장군봉(將軍峰·738m)은 주변을 압도할 정도로 우뚝 솟은 암봉이다. 최근에는 암릉 산행을 즐기려는 산꾼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기도 하다. 산 아래에 공수부대 야전훈련장이 자리 잡고 있을 정도니 그 산세가 미뤄 짐작이 가능하다. (거의 암벽 훈련코스 수준의 험난한 길이다.) 셀 수 없이 많은 암벽과 암릉을 오르내려야 하는 직벽에 가까운 절벽과 경사가 심한 암벽으로 인해 안전시설이 구비되기 이전까지는 적지 않은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고 한다. 로프와 쇠사슬, 바위 면에 부착한 발받침 등 안전시설이 재가설된 후에는 위험요소가 많이 줄어들었지만, 고소공포증이 있거나 암벽 산행에 서툰 등린이라면 피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장군봉에는 신비한 매력을 가진 기암들이 있어 보는 즐거움을 준다. 바로 사자바위, 두꺼비바위, 해골바위(일명 '용 뜯어먹은 바우') 등이다. 산행 도중 이들 바위를 만나면 자연의 오묘함과 신비로움에 감탄이 절로나오게 된다.
완주군 동상면 구수리
산행코스
♠ 산행코스
주차장→장군봉, 해골바위 갈림길→군부대훈련장 앞 이정표 →본격 산길 이정표→ 갈림길 →대슬랩 구간 →전망대 →연이은 로프 구간 →장군봉 정상→사자바위→해골바위 방향 하산 로프 구간(위험)→두꺼비바위→헬기장 이정표→갈림길(금남정맥 이탈)→전망대→해골바위(용 뜯어먹은 바우)→ 훈련장C지역→ 장군봉, 해골바위 갈림길→주차장(원점회귀)
총 거리 9.5㎞
♠소요시간 : 4시간 50분 (휴식, 식사 포함)
우리는 하산 길을 잘못들어 기차산 성봉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바람에 1시간 30분을 더 걸었다. ㅠ (그래서 총 6시간 20분 걸림)
장군봉 주차장, 마을 입구에 있어서 바로 주차 가능하고 안쪽으로 화장실(재래식)이 있다.
주차장 끝 쪽에 위치한 안내판. 1코스, 2코스는 둘 다 구수마을로 원점회귀하며, 주로 1코스로 산행한다.
주차장에서 멀지 않아 바로 보이는 이정표
구수마을에서 바라본 장군봉 전경
구수마을은 장군봉을 위시한 금남정맥을 동쪽 울타리로 삼고 있는 마을이다. 구수마을은 본디 구유라 불렸다. 마을이 마치 ‘소의 구유(소죽통)’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삼거리에서 왼쪽 방향, 그리고 차량이 통제되는 구간으로 진입한다. 왼쪽 집 댕댕이 3마리가 엄청 짖어댄다..
왼쪽은 해골바위, 오른쪽은 장군봉 가는 길. 우리는 장군봉 먼저..
군훈련장과 장군봉 갈림길(민간인 출입금지 경고판이 후덜덜..)
본격적인 산행 시작~
활짝 핀진달래가 아름다운 길. 덕분에 눈이 즐거운 길..
아직은 완만한 소나무 숲길
주차장 이정표 방향이 잘못된 것 같다.. 하산하는 분들은 조금 헷갈릴 듯..
드디어 험난한 길 시작
나무 뿌리에겐 미안하지만, 밟고 오를 수 밖에 없는 길
대슬랩구간
슬랩(slab): 표면이 울퉁불퉁하지 않고 매끄러우며 넓은 바위. 규범 표기는 '슬래브'
순창 '용궐산'과 비슷한 슬랩. 미끈하게 흘러내린 암반이 화려한 치마를 두른 듯 수려하다.
바위틈에서 자라는 멋진 자태의 소나무
미끄러운 경사 구간
이름없는 바위지만 멋진 모습
뒷모양은 또 다른 모습. 동물 머리같기도 하고..조만간 이름이 붙여지지 않을까?
쇠 발판이 박힌 바위길. 등산 스틱이 짐이 된다.
장군봉(오른쪽)과 하산시 넘어가야 하는 봉우리
거북이, 물고기?
암릉과 소나무가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흔들바위처럼 보이는 기암
이 바위도 흔들바위인가? 새 머리 같기도 하다..
자세히 보면 동물을 닮은 듯..
줄지어 나타나는 기암들을 보는 즐거움이 있다.
마치 긴 널판지가 얹어 있는 모양
추락위험 구간 진입
사방이 탁 트인 전망대 (가운데 뾰족한 암봉이 운암산)
마지막 구간
보기만해도 아찔하다.
직벽 구간. 이 곳에서 다리에 힘이 풀려 무서웠다.
장군봉 정상
'첩첩산중'이란 이런 모습..^^
이 곳에서 길을 잘못들었다.. ㅠ.ㅠ
사자바위
사실은 사자바위인줄 모르고 찍었다.
어떤 각도에서 보아야 사자처럼 보이는지..
사자바위 뒷모습
사자바위를 보고 다시 해골바위 이정표가 있는 곳으로 와서 아래쪽으로 내려가야 한다. 대부분의 등산객들은 사자바위는 패쓰하고 해골바위 방향으로 하산한다.
성봉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와 해골바위쪽으로 가는 길을 찾아 하산함..ㅠ.ㅠ (1시간 40분 허비함)
장군봉에서 해골바위 가는 길 - 2.4km
가야할 길이 까마득하다.
곧바로 수직으로 떨어지는 로프 구간
발판 간격이 넓어 내려가기 정말 힘들었다.
상당히 주의해서 내려서지만 후들거리는 다리는 어쩔 수 없다.
내려온 길. 장군봉 오를 때와 별반 다르지 않은 길
뒤돌아 본 장군봉
나무들 뒤로 보이는 로프길을 올라가야 한다.
물개바위?
다시 바위길
제각각의 바위들이 모습을 뽐내고..
두꺼비 바위
오른쪽 머리는 두꺼비 형상이다.
더 멀리서 보면 거북이처럼 보이기도..
다시 능선길
기묘한 바위들
아직 겨울 느낌 가득한 참나무 길
폐헬기장에서 만나는 이정표
724.5m의 삼각점을 통과
금남정맥으로부터 이탈하는 삼거리. 직진하면 큰싸리재 방향으로 가는 금남정맥 길이지만, 해골바위 방향인 왼쪽 능선길로 간다.
바위와 소나무는 훌륭한 조합인 것 같다.
또 다시 만나는 바위 로프길
전망대
슬랩구간. 후들거리는 다리를 대신해 손과 팔에 힘이 들어가니 어깨가 천근만근이다..
내려온 길
해골바위(용 뜯어먹은 바우)
용의 비늘처럼 돋아있는 울퉁불퉁한 바위 (해골바위 윗부분)
'해골바위'
완주 장군봉의 명물 중에는 일명 '해골바위'가 있다. 그런데 이 해골바위라는 이름은 옛날부터 전해져 오던 이름이 아니라고 한다. 산 아래 구수리마을 주민들은 옛날부터 이 바위를 용이 할퀴거나 뜯어먹은 흔적이 있다고 해서 '용 뜯어 먹은 바우'라고 불렀다. 그런데 최근 산행객이 늘어나면서 누군가가 바위에 구멍이 뚫린 모양을 보고 '해골바위'라는 이름을 붙여 버렸다고 한다. 이로 인해 각종 등산지도나 안내판에도 해골바위로 표기되고 있다. 하지만 주민들은 어감부터 썩 호감 가지 않는 '해골바위'라는 이름에 대해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주민들은 실제로 이 바위의 측면이 구멍이 뚫려 있긴 하지만 위에서 보면 용의 머리 모양을 하고 있고 등에는 마치 용비늘과 등뼈 흔적 같은 신기한 돌출 부위가 있음을 강조한다.
구멍 안에서 찍은 인증 사진들이 많던데, 사실 올라가기 쉽지는 않다..
이 바위처럼 풍화작용으로 인해 바위 표면에 풍화혈이 벌집 모양을 이룬 것을 타포니지형이라 부른다. 천연콘크리트 결정체로 자갈덩어리인데 퇴적암의 하나다. 대표적인 바위가 세계 최대 타포니지형을 이룬 진안의 마이산이다.
가야할 길이 멀다.
해골바위를 지나 내려가는 길도 쉽지는 않다.
'C지역' 표지판이 있는 암자터. 장군봉은 등산로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지역이 침니등반, 등강기등반 등 군인들의 산악훈련장으로 이용되고 있다.
계곡을 가로지르는 외나무 다리는 건널 수 없게 우회로를 만들었다.
고래바위
고래가 입을 벌린 모양인 듯..
고래바위 뒷모습
장군봉 등산길에는 등산인들이 매단 것과는 다른 유난히 눈에 띄는 리본(군 훈련용 길 표시)이 있다.
하산 길은 지계곡을 여러 차례 건너야 한다.
반대편 장군봉 봉우리와 바위 능선. 저 곳을 걸었다니.. 휴
마을이 곧 나올 듯하면서도 길이 계속 이어진다. 계곡을 내려서는 길이라 하산 시 크게 헤맬 염려는 없지만 물이 많은 계절에는 거꾸로 오르면 많이 헷갈릴 듯 하다.
할매바위
조릿대 숲을 지나면 만나는 할매바위가 반겨준다. 납작한 얼굴에 눈, 코, 입의 형상이 쭈글쭈글 나 있고(오른쪽 방향) 머리 뒤쪽(왼쪽)은 쪽 찐 머리를 했다. 영락없는 할매의 모습이다.
이 할매 바위를 뒷쪽에서 보면 스타워즈에 등장하는 다스의 모습?
사람이 살았던 흔적인 듯한 석축
해골바위 하산길은 곳곳에 계곡을 가로지르는 구간이 많아 여름철이나 큰 비가 왔을 시에는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 같다.
장군봉과 해골바위 갈림길 도착
보너스~
길을 잘못들어서 만났던 장군봉에서 성봉까지 풍경
전망대
세상에나 저 곳을 갔다가 다시 돌아올 줄이야..ㅠ.ㅠ
리본이 주렁주렁 달린 나무 , 설마 이 길이 아닐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ㅠ.ㅠ
돌아본 풍경
조릿대 능선길
성봉 표지석은 없고, 산악회에서 걸어놓은 안내판이 나무에 덩그러니 매달려있다.
돌아서는 무거운 발걸음..
암릉과 기암괴석이 즐비한 수려한 자태를 뽐내며 솟아 있는 장군봉은 높이만 보고 가볍게 오를 수 없는 산이다. 군부대 훈련장이 있을 정도로 험난하고, 슬랩 구간이 펼쳐진 곳과 추락 위험지역 안내판이 곳곳에 있는 암벽로가 많다. 오직 팔과 다리의 힘만으로 올라야 하는 암벽길은 고소공포증이 있는 나에겐 조금 힘들었다. 물론, 대둔산의 계단이나 두륜산(노승봉)의 비슷한 길도 다녀오긴 했지만 그 곳 보다 더 어려웠다.
산행 팁
1. 등산 스틱이 거의 필요하지 않다.
2. 장갑은 필수(공사할 때 끼는 면장갑이 최고) - 미끄러지는 재질은 위험
3. 등산화 필수(잘게 부스러진 작은 돌들로 미끄러운 구간이 많음)
4. 장군봉과 해골바위 코스 중 크게 차이는 없으나 장군봉을 먼저 가는 길이 좀 더 수월한 것 같다.
'등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문경 대야산 (속리산 국립공원) 등산 (22) | 2023.08.17 |
---|---|
광양 백운산 , 신선대 (0) | 2023.05.02 |
함양 황석산 등산 (2) | 2022.12.04 |
내장산 단풍여행, 내장산 등산 코스 (신선봉 코스) (3) | 2022.11.06 |
통영 사량도 지리산 등산 코스(수우도전망대 → 지리산 → 불모산 → 가마봉 → 옥녀봉 → 금평항) (0) | 2022.10.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