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4월 9일 여름같은 봄날
금강변 마길길은 1코스 (도소마을에서 잠두마을 12.8km), 2코스(잠두마을에서 서면마을 7.2km) 총 19km를 걷는 길이다. 하루에 걷기에는 조금 무리가되었지만 지리산 둘레길 3구간(20.5km)을 걸었던 경험이 있으므로 도전했는데 엄청 힘들었다. 아마도 갑자기 더웠던 날씨(26˚)와 포장도로 구간이 많아서였던 것 같다. 금강변을 걷는 길에는 다양한 매력이 있었지만 안내판이나 이정표를 조금 보완한다면 이 길을 찾는 이들에게 더 큰 만족을 줄 것이라 생각된다.
♣ 1코스
도소마을(11:30) - 유평교 - 대문바위- 덤덜교- 부남면소재지 - 벼룻길(각시바위)- 율소마을- 대티교 - 상굴교 - 굴암마을 - 굴암삼거리(굴암교) - 잠두2교(레져스포츠타운) (15:20) 3시간 50분 (점심식사, 휴식, 사진촬영 포함)
♣ 2코스
잠두2교 입구(15:20) - 37번국도 옛길(비포장) - 잠두1교 초입에서 과수원길 - 용포교 - 남대천 합수지 - 세월교 - 서면마을 (17:40) 2시간 20분
금강변 마실길 시작점 도소마을
장수 신무산(897m)자락 뜬봉샘에서 발원한 "비단 강" 금강(錦江)은 진안 용담호에서 잠시 숨을 고른 후 충청남북도를 거쳐 군산만에서 서해바다로 흘러든다. 장장 394.79km, 천리를 흐르는 동안 금강 물길은 곳곳에 비경을 만들어 놓았다. 그 중 "금강변 마실길" 은 다리가 놓이기 전부터 마을주민들이 걸어다니던 옛길로 중간중간 포장길이 있지만 옛길을 걷는 의미가 큰 길이라 할 수 있다.
도소 마을회관
이정표는 강가로 가는지, 도로로 가야 하는지 써있지 않았다.
당연히 강가로 걷는 것이 맞을 것 같아 내려가는 길을 택했다.
하지만... 길은 이어지지 않아 다시 도로로 올라와야 했다.. 이런~
차량은 많지 않았지만 갓길이 좁아 도로를 걸을 수 밖에...
유평마을 앞을 지나고..
이정표가 유평교 가기 전에 있어야 했는데 이정표에 적힌 대문바위만 보고 가다가 다시 유평교 입구로 돌아왔다.
물론, 이 길로 계속 가도 덤덜교를 만나긴 한다.
유평교 이정표는 도로쪽에서는 잘 보이지 않았다..
우천시나 유평교가 잠겨 건널 수 없다면 지리산 둘레길처럼 우회도로 안내를 정확히 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표지판도 유평교 내려가는 길 왼쪽에 있으면 눈에 잘 것 같다.
유평교를 지나는 강물
강가 길
대문바위
유평교를 건너 오른쪽으로 강가를 따라 걸으면서 대문바위도 보고, 덤덜교 아래를 지나 올라오면 이정표가 있는 덤덜교 입구이다.
덤덜교
덤덜교에서 바라본 금강. 멀리 대문바위가 보인다. 강 오른쪽은 유평교에서 덤덜교에 이르는 길
대문바위는 여기보다는 강가나 도로에서 더 잘 보인다.
금강 벼룻길 - 전라북도 무주군 부남면 대소리에서 굴암리 율소마을 약 1.2km에 이르는 마실길이다.
2011년 4월 11일무주군의 향토문화유산 제1호로 지정되었다.
마실길에서 갑자기 벼룻길이 나와서 의아했는데 금강변 마실길에 포함된 일부구간이 금강벼룻길로 불리운다.
부남 천문대
작은 면소재지에 왜 천문대인지 의문이었는데 무주군 공공건축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세워진 공공건축물 중에 하나가 이 천문대이다. 부남면에 밤에 도착한 故 정기용 건축가가 쏟아지는 별을 보며 하늘과 별과 마을을 잇는 천문대 건축을 생각하였다고 한다. 그렇게 완성된 건축물이 부남면 행정복지센테에 세워진 천문대이다. 이 곳은 은하수를 관측할 수 있는 여름철에는 예약이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부남면 대소마을 안쪽을 지나는 길
마을 윗길에서 본 부남면소재지
반딧불 탐사지역
반딧불(천연기념물 322호)의 먹이인 다슬기 서식지가 있어서 반딧불이 다량 출현하는 곳
잠깐 쉴 수 있는 와상이 있어 강을 바라보며 커피 한 잔을..
조항산 자락에 위치한 무주 금강벼룻길은 일제강점기 시대 부남면 대소리에서 굴암리 율소마을을 이어주는 마을통로로 활용됐다고 한다.
벼룻길 옆으로 흐르는 금강
이 구간은 낙석 위험지역이라 주의해야 한다.
걸어온 길
길 옆에 핀 야생화. 현호색(오른쪽)과 산괴불주머니(왼쪽)
산 비탈을 따라 걷는 길
굴암마을의 대뜰에 물을 대기 위해서 일제 강점기에 놓았던 농수로 때문에 마을 주민들은 이 길을 보뚝길이라 부른다.
좁지만 옛모습을 간직하고 있어 더 좋은 것 같다.
벼룻길을 감아 흐르는 강줄기가 아름답다.
벼룻길은 강가나 바닷가의 낭떠러지로 통하는 비탈길을 이르는 것이다.
각시바위
각시바위는 여인이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형상을 하고 있는데 두 가지 전설이 전해져 내려온다. 대유리 봉길 마을에서 시집와 아이를 낳지 못해 구박받던 며느리가 몰래 집을 빠져나가 강 건너 벼랑에서 물에 빠져 죽으려고 기도하다 바위와 함께 솟아오르는 찰나 건너편에서 부르는 시어머니의 고함소리에 놀라 하늘 높이 솟아오르던 바위가 그만 멈춰 서 버렸다. 그대로 솟았더라면 하늘을 닿았을지도 모를 이 바위를 각시바위라 부르고, 목욕하러 내려온 선녀가 천의를 잃어버려 다시 승천하지 못하고 하늘을 그리다 바위로 굳었다고 해서 각시소라고 부르기도 한다.
각시바위에서 바라본 풍경
물길을 내기 위해 마을 사람들이 각시바위 치맛자락에 구멍을 뚫었다고 한다. 정만 가지고 만들어진 작고 짧은 동굴은 정으로 쪼인 자국으로 벽이 울퉁불퉁 거칠다. 한사람이 허리를 숙이고 지나가야 할 만큼 작은 굴이다.
반대편 모습
각시바위를 지나 조금 더 걸으면 굴암로(포장길)에 접어든다.
금강마실길에서 경관이 가장 수려한 핵심노선인 벼룻길이지만 낙석위험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여기서부터 1구간 종점인 잠두마을 입구까지(5.2km) 포장도로를 걷게 된다.
강건너 건물은 '정보통신부 무주수련원'이다.
강이 있어 지루한 느낌을 덜 수 있다.
대티교 삼거리에서 직진 방향
감악바위(가마바위)
가마솥을 닮아서 가마바위라 부르는데 감악바위라고도 한다.
인도도 갓길도 없는 이 길은 마실길 코스에서 가장 힘든 구간이 아닐까 싶다. 이 날은 기온이 26도까지 올라 짜증 UP
굴암리 방향으로 상굴교를 지난다.
상굴교
상굴교에서 바라본 금강
상굴암마을에서 대티교까지 옛길 복원예정지라고 하니 그 길이 완공된다면 도로를 걷는 부담도 줄고 강변의 아름다움도 가까이서 볼 수 있겠다.
남도는 이미 져버린 벚꽃인데 이곳은 이제 절정이다.
벚꽃이 강의 푸른 빛과 너무 잘 어울린다.
벚꽃길은 상굴암마을에서부터 레저타운까지(1.7km정도) 이어진다.
휴일이라 강변에서 캠핑하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길 왼쪽 굴암가든, 천마레저 방향으로 가면 화장실이 있다.
우리가 가는 방향으로 배틀봉이 보인다. 굴암교를 건너 늦은 점심을 먹었다. 날이 따뜻해져 오랫만에 쌈밥을 챙겼다. ^^
여기서 다시 길을 헤맴.. 1구간 종점이자 2구간 시작점이 잠두마을로 표시되어 있어서 마을로 가기 위해 다리를(잠두2교)건너다 아무래도 아닌것 같아 다시 돌아와 살펴보니 도로 왼쪽편으로 난 좁은 길로 가는 게 맞다. 그렇다면 이 곳이 출발점이거나 종점이라는 표시가 있어야 하는데 성의 없는 길 안내에 살짝 화가 났다..
잠두2교에서 본 금강. (굴암리 방향)
잠두마을을 돌아 흐르는 금강 물줄기
좁은 길로 접어들어 조금 걸으면 보이는 안내판. 잠두마을이 시작점으로 되어 있다. 정확한 위치표시가 없는 아쉬움이..
1구간 끝, 2구간 시작~(시점 11.2km, 도착 7.8km) 다리가 생기기 전 왕래했던 37번 국도 옛길(잠두길)
반대편 잠두마을 가는 길, 잠두 2교
산허리에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개복숭아 꽃들
하얀 은사시 나무 군락과 쉼터. 여름이면 반딧불이를 볼 수 있는 명소이다.
이 좁은 길이 1990년대까지 버스가 다니던 길이라고 한다.
그 깊이가 짐작되지 않은 푸른 물줄기
지은지 얼마되지 않은 2층 정자
풍경 맛집일세..^^
잠두마을을 휘감아 도는 금강 물줄기
다시 도로에서 용포리 방향으로 200m 정도 걸으면 우측 방향
대전통영고속도로 아래를 지나 과수원(사과) 한가운데를 지난다.
과수원 끝자락 갈림길에는 이정표가 없다. 갈대 끝에 누군가 매달아 놓은 노란 리본이 길잡이를 했다.
다리 3개가 겹쳐 보인다. (제일 앞쪽 新용포교, 가운데 舊 용포교, 세번째 대전통영고속도로)
용포대교 아래를 지나 올라가면 보이는 이정표
용포교 단기 4272년 6월 준공 (일제강점기인1939년 6월)
‘용포교가 놓인 이곳이 바로 무주와 금산을 이어 주던 가장 큰 길목입니다. 다리가 없던 옛 시절에는 배 드는 자리(소이진나루터)로 건너가는 나룻배가 두 지역을 이어 주었답니다. 그 나룻배 위에 버스와 우마차를 싣기도 했다고 하니, 그 풍경은 가히 장관이었겠지요. 6·25전쟁 때 일부가 파손되기도 했으나 상처가 보수되어 지금까지 튼튼한 제 기능을 다하고 있습니다.’ 고 적혀 있다.
舊 용포교
이제부터 숲속 오솔길로 접어든다. 강을 옆에 두고 걷는 편안함은 벼룻길에서 느꼈던 것과 비슷하다.
대전통영고속도로 용포교각 아래를 지난다.
지치지만 숲길이라 다시 힘을 내서 걸어본다.
이 곳도 낙석주의 구간이다. 길의 느낌은 벼룻길과 비슷하다.
금강과 남대천의 합류지점 (종점 2.5km)
서면마을 옆으로 민주지산과 덕유산에서 발원한 남대천이 흐른다. 장수군 뜬봉샘에서 발원한 금강과 덕유산에서 발원한남대천이 서면마을 앞에서 합류하는 것이다.
정면이 남대천과 서면교
서면 마을 강변로는 벚꽃길이다.
세월교가 보이지만, 이정표가 없는 점이 아쉽다..
세월교
물이 많으면 잠기지 않을까? 이 다리를 건너 서면마을로 진입하면 금강변마실길이 끝난다.
세월교를 유유히 흐르는 금강
잠깐 앉아 발을 담그고 피로를 풀었다. 강물은 가뭄 탓인지 그닥 맑지는 않았다.
세월교 건너 도로에 진입하면 이정표가 있다.
금강변 마실길에서는 도로가 많아서 '마실길 보행자 보호'라는 글씨를 자주 보게 된다.
금강변 마실길 종점
걸어온 길을 보니 19.8km 정도 나온다. 되돌아 가고 온 거리를 포함하면 20km를 훨씬 넘게 걸었다.
출발점으로 되돌아가기 위해 택시를 콜했는데 무주읍에서 출발하신단다. 기사님 말씀이 찾는 분들이 거의 없어 택시는 대부분 무주읍 터미널 근처에서 콜을 받는다고.. 택시비 3만원 (콜비용을 깎아주심)
금강변마실길은 아름다운 금강변을 따라 대문바위, 각시바위, 가막바위, 반딧불이 잠두마을, 하천 등이 향토적이고 서정적인 경관이 다양하게 펼쳐진다. 특히 벼룻길과 37번 국도 옛길, 용포교에서 세월교까지의 길은 오래전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고 강을 끼고 걷는 길이라 편안한 풍경이 참 좋았다. 다만 도로를 따라 걷는 길이 너무 길어 지루하고 힘들었던 기억이 좀 더 남을 것 같다.
글이 도움이 되셨다면 ♥ 꾸욱~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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