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0월 16일. 맑은 날
천은사는 성삼재로 올라가는 지리산 도로 초입에 있지만 노고단을 가면서 매번 눈도장만 찍다가 오늘에야 만났다. 지리산의 빼어난 산수와 풍광, 그 안에서 만난 천은사는 마음 한자락 내려놓기에 충분한 곳이였다.
천은사 주차장
천은사 입장료, 주차비는 무료이다.
꽤 넓은 주차장이 있어 주차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천은사는
화엄사·쌍계사와 함께 지리산 3대 사찰 중 하나로, 828년(신라 흥덕왕 3년) 인도 승려 덕운이 창건했다. 절 안에 있는 샘물을 마시면 정신이 맑아진다고 해 창건 당시 절 이름을 감로사(甘露寺)라고 했다. 1679년 중건하면서 감로사 샘가에 큰 구렁이가 자주 나타나 그 구렁이를 잡아 죽였더니 그 뒤부터 샘에 물이 솟지 않았다. 그래서 ‘샘이 숨어버렸다, 샘물이 솟아나지 않는다’고 해서 절 이름을 천은사(泉隱寺)로 개명했다. 절 이름을 바꾼 뒤 이상하게도 천은사에 원인 모를 화재가 자주 일어나는 등 재화가 끊이지 않자 주민들은 절의 수기(水氣)를 지켜 주던 이무기를 죽인 탓이라 하였다. 얼마 뒤 조선 4대 명필의 한 사람인 원교 이광사 선생이 수체(水體)로 물 흐르듯 ‘지리산 천은사’(智異山 泉隱寺)라는 글씨를 써 주면서 이 글씨를 일주문에 현판으로 걸면 다시는 화재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 하였다. 사람들은 의아해 하면서도 그대로 따랐더니 신기하게도 이후로는 화재가 일어나지 않았다고 한다.
감로천
전설 속 감로샘 위치를 정확하게는 모르지만 수홍루 앞 수각 자리가 감로샘이 있었던 곳으로 추정된다고 하는데 지금은 일주문과 주차장 사이에 그 감로샘을 재현해 놓았다.
솟아나는 물이 아니라 안쪽에 수도관을 연결해서 물이 채워지는 구조이다.
세운지 얼마되지 않아 보이는 대리석 문. 왠지 어색하다..
천은사 일주문(一柱門)
일주문은 사찰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볼 수 있는 건물로 산사에 들어서면 맨먼저 만나게 되는 문으로써 절 이름의 현판이 걸려 있다. 이 문은 기둥이 일직선상에 나란히 있다고 하여 일주문이라 하는데 보통 사찰의 입구에 세워져 속세와 불계의 경계 역할을 하고 있다.
단칸 팔작 지붕과 다포식 공포 형태인데, 주 기둥 사이에 석재로 된 문지방이 있다. (보통 일주문의 문지방은 목재이다.)
일주문 측면. 낮은 담장과 지붕이 옆에서 보니 더 멋지다.
일주문을 통과하면 왼쪽 계곡가에 ‘상생의 길’ 상징물이 조각돼 있다. 상징물에는 상생의 길 안내도와 설명문이 새겨져 있다. 천은사와 환경부, 국립공원공단 등 8개 관계 기관이 마음을 모았고, 2019년 4월 29일 문화재관람료가 폐지됐다. 매표소는 철거됐고, 이를 기념하는 길을 조성했으며, 2020년 12월에 ‘상생의 길’이 개방됐다고 한다. 상생의 길 상징물도 굽이굽이 흘러가는 물줄기를 닮은 것 같다.
수홍루(垂虹樓)
수홍루는 정면 1칸, 측면 한칸인 2층 누각으로 조선후기에 만들어졌습니다. 계곡과 어우러진 누각은 천은사를 대표하는 경치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아릅답다.
계곡물이 천은지로 흘러드는 곳
천왕문
천왕문은 불법을 수호하는 사천왕상을 모셔놓은 전각으로 수행의 중간단계를 의미하며 속세의 잡귀가 불세계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한다.
천왕문 안에서 바라본 천은사
범종각(梵鐘閣)
이 종각에는 예불이나 행사시에 치는 사물(법고·운판·목어·범종)이 있는데 조석 예불시에 연주합니다.
보제루(普濟樓)
보제루란 대중의 법요식(法要式) 집회소로 사용하는 건물입니다. 이 건물은 후면만 중이층으로 구성한 정면 5칸, 측면 3칸의 맞배집이다.
보제루 안에서 바라본 풍경
야생화 사진전
강당형식으로 내부는 우물마루를 깐 대청형식으로 꾸며졌다.
회승당(會僧堂)
회승당(會僧堂)은 맞배지붕에 ‘ㄷ’자 모양의 건물로서 요사채로 사용되고 있다. 전면 마루 끝에는 범종이 있는데, 몸체에 새겨진 명문을 통해 1778년(정조2)에 봉안된 것임을 알 수 있다.
극락보전(極樂寶殿) 보물제 2024호
사찰에 따라서 미타전, 아미타전, 무량수전, 수광전이라고도 하는데 천은사는 대웅전 대신 극락보전이 사찰의 주된 전각이다. 극락보전은 1774년 혜암선사가 중수하면서 세운 전각으로 조선 중기 이후의 전통적 다포계 양식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천은사의 주불전인 극락보전은 아미타불을 보존불로 모신 법당으로 영조 50년에 혜암선사가 중창불사를 하면서 세웠다고 한다.
천은사 보리수 나무
'보리수' 라는 이름은 부처님이 이 나무 아래서 깨달음을 얻고나서 붙여진 이름이다. 천은사에 보리수나무가 심어진 시기는 알 수 없지만 오래 전부터 20여그루의 나무가 분포하였다. 그러나, 고사되어 현재 200~300년으로 추정되는 이 나무가 가장 오래된 나무로 이 나무 열매로 만든 보리수 염주는 불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염주라고 한다.일반 보리수 알과 달리 천은사 보리수 열매는 동글동글하고 색이 고울 뿐아니라 사용할 수록 윤이 나며 가벼워 스님들 사이에서도 천은사 보리수 염주를 얻는 게 큰 영광으로 여길 정도였다고 한다.
명부전( 冥府殿)
극락보전 뒷편 돌담. 물들기 시작한 담쟁이넝쿨이 아름답다.
응진당(應眞堂)
팔상전(八相殿)
관음전 바로 옆에 있는 팔상전은 정면 3칸 옆면 2칸의 팔작지붕 건물로서 1774년 무렵에 처음 세워진 건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안에는 석가모니 부처님이 단독으로 모셔져 있으며 그 밖에 근래에 봉안된 영산후불탱화 및 팔상도 4폭이 있습니다.
관음전(觀音殿)
극락보전 뒤로 계단을 올라가면 여러 전각 중 가운데 있는 전각이 관음전입니다. 대승불교의 수많은 불·보살 가운데 중생구제를 위한 대자대비의 원력으로 대중들에게 가장 친근한 보살인 관세음보살을 모신 전각이 관음전인데, 사찰에 따라서는 원통전, 대비전, 보타전 등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돌을 재단해서 만들어 놓은 듯한 담. 그 위로 법당을 짓는 공사가 한창이다.
삼성전(三聖殿)
삼성전은 관음전 우측(앞쪽방향에서는 좌)에 위치하고 있다. 맞배지붕에 앞면 3칸, 옆면 2칸이며 현재 ‘삼성전’과 함께 ‘칠성전’, ‘산왕각’ 현판이 함께 걸려 있다.
극락보전과
천은사 템플스테이
극락보전 왼쪽에 위치하고 있다. 이 곳은 일반인의 출입도 가능하니 천은사에 오면 꼭 들려보길 바랍니다.
템플스테이: 한국불교의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산사에서 수행자의 일상을 경험하는 전통문화체험 프로그램이다.
길을 걷는 동안 마음이 평안해질 것 같다.
방장선원(方丈禪院)
스님들이 참선을 수행하는 이 곳을 개방하여 템플스테이로 운영하고 있다.몸과 마음의 무게를 내려놓고 싶을 때 찾아오면 좋을 것 같다.
천은사 상생의 길을 걷다.
상생의 길
천은사 문화재입장료 징수폐지를 기념하고, 자연과 사람, 사람과 사람이 공존하는 의미를 되새겨 보고자 상생의 길을 2020년 12월 11일에 조성했다. 상생의 길은 이름 그대로 상생과 공존을 지향하자는 의미를 담은 길로써 나눔길, 보듬길, 누림길 3개 구간(총3.3㎞)으로 조성되어 있다.
나눔길 (소나무 숲 입구 ~ 불심원 ) 1.0km
숲이 나눠주는 많은 양의 음이온과 생명에너지를 체험할 수 있는 길
삼성전을 둘러보고 옆으로 난 길로 가면 천은사 뒷편으로 산으로 가는 길을 만난다.
나눔길이면서 수행을 위한 묵언의 길
극락암 뒤쪽에 수령 300년이 넘은 금강송 한 그루가 명상에 잠긴 듯 고요히 서 있다.
소나무의 자태가 정말 세월을 고스란히 품고 있는 듯 단단해 보인다.
오른쪽 이름모를 전각을 지나면 견성암 갈림길이다.
50m 밖에 되지 않는 거리라 다녀오기로 한다.
견성암
야생녹차밭
작은 다리에서 만나는 계곡. 가을 가뭄이라 물은 거의 없다.
물이 흘렀으면 멋진 풍경을 만날 수 있었을텐데.. 아쉽다.
명상쉼터
데크위에 편하게 누워 쉴 수 있는 의자가 있다.
몇 개 되지 않아 만석이다..ㅎ
숲의 묘미는 하늘을 올려다 보았을때가 아닐까 생각된다. 나뭇잎들 사이로 살짝 드러나는 하늘이 그것이다.
다양한 나무들을 품고 있는 길
이 길에서 가장 포인트는 소나무이다. 건강하게 자란 모습이 너무 좋다.
송림암으로 간다.
송림암(松林庵)
소나무 숲 가운데 있어 '송림암'이다.
소나무 숲길을 걷는 동안은 몸과 마음이 맑아지고 기분이 좋아진다.
일주문을 통과해 오른쪽으로 소나무 숲길에서 시작해서 나눔길을 먼저 걷는 것도 좋을 듯 하다.
보듬길 (수홍루~ 제방~천은사 산문) 1.6km
보둠길은 천은제를 끼고 도는 길로 데크로 이루어져 있다. 풍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중간 중간 데크형 전망대를 만들어놓았다. 곳곳에 나무의자가 있어 조용히 쉬었다가기도 좋다. 데크길은 소나무들이 숲을 이뤄 운치를 더해준다
바람에 흔들이는 나무와 저수지
햇살에 반짝이는 눈부신 물결
나무데크로 만들어놓은 길은 저수지를 끼고 있어 더 아름답게 보였다.
소나무 사이로 보이는 반대편의 모습
지리산 봉우리들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다가온다.
천은제 수류관측대
천은저수지 제방길
천은제 제방 아래쪽으로는 구례들판과 마을들이 평화로운 가을 풍경을 선물한다.
제방을 지나면서 바라본 저수지와 산들은 한 폭의 수채화다.
누림길(천은사 산문~ 수홍루) 0.7km
'모두가 함께 누리다' 라는 의미를 담아 남녀노소 누구라도 이 길을 걸으며 아름다운 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상생의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는 무장애 탐방로
제방길을 지나면 성삼재로 가는 도로를 만난다. 여기가 누림길 시작점이다.
천은사 산문
'방장산 천은사(方丈山 泉隱寺) 라고 쓰인 천은사 산문. 방장산은 지리산의 다른 이름이다.
산문 기둥은 그 크기가 엄청나다.
산문 안쪽에는 '남방제일선찰(南方第一禪刹)' 이라는 편액이 걸려있다.
얼마전 드라마(이상한변호사 우영우)에서도 등장했던 문화재관람료의 실제 모델이였던 곳이다. 모두가 함께 상생하는 길을 열어준 이 곳이야말로 '더불어'의 진정한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것 같다.
저수지와 도로사이에 만들어진 데크길을 걷는다.
저수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에 넓은 데크형 전망대에 길쭉하게 ‘천은사 상생의 길’이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다.
가을빛이 물들고 있다.
너무 예뻐서 마음에 담은 길
숨을 쉬는 것이 너무 편안한 길 산과 물이 서로를 보듬고 있는 길, 잔잔함과 맑음이 마음을 평화롭게 하는 길을 걸었던 오늘은 너무 아름다웠다. 마음 한자락 내려 놓아도 되는 평안한 안식이 주어짐이 감사한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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