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고흥 팔영산

비사랑 2021. 11. 14. 12:35

2021년 11월13일. 볕 좋은 가을날

 

가을엔 역시 등산이다. 단풍을 만끽하기에 늦은 감은 있지만 남도의 나뭇잎들은 아직 가을을 놓지 않았다.

팔영산은 20년전 아이들이 어렸을적에 올랐던 기억이 있다. 지금보다 훨씬 열악하고 위험한 암벽 등산로였는데 6~7살 정도의 아이들이 이 산을 올랐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다녀온 후 아이들에게 문자를 남겼다. 위험한 산을 데려가서 미안했다고.. ^^

 

고흥 10경 가운데 으뜸인 팔영산(八影山, 608m)은 암석으로 이루어진 봉우리가 병풍처럼 이어지며 다도해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산이다. 1998년 7월 30일 전라남도의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2011년 팔영산도립공원이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 편입되면서 현재는 다도해해상국립공원 팔영산지구로 불린다. 팔영산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산지가 해상국립공원에 포함된 사례이다. 팔영산은 산세가 험하고 기암괴석이 많다. 

 

 

 

등산코스  (고흥군 관광)

 

 

 

오늘 산행은 1코스에서 깃대봉까지 갔다가 능가사로 원점회귀 하는 길

(점심식사, 휴식포함 5시간 소요)

 

 

탐방지원센터에서 주차료 5,000원 납부 (입장료 포함인 듯)

 

 

 

능가사 가는 길 왼쪽 그림이 예쁜 담과, 댕댕이와 냥이의 나른한 졸음

 

 

 

 

팔영산은 '다도해해상국립공원' 에 포함되어 있다.

 

 

 

 

마을의 특산물이나 농산물을 팔 수 있도록 만든 공간.  함께하는 배려의 공간에 마음이 따뜻해진다. 하산시 구매하려했는데 일찍 들어가셔서 아쉬움이 남았다.

 

 

 

 

능가사는 하산길에 들리기로 하고 절 입구에서 왼쪽길로 향한다.

 

 

 

 

 

매표소에서 소형주차장은 그리 멀지 않다. 

 

 

 

 

 

팔영산 자동차야영장

팔영산  종주능선의 초입에 위치하고 총 62개의 영지로 조성되어 있으며 각 영지에 전기시설이 구비되어 있는 국민형 자동차 야영장이다. 하산시 보니 야영지가 거의  꽉 차 있었다. 

 

 

 

 

 

탐방로 입구 앞 작은 동산에 있는 표지석들은 팔영산 국립공원 지정 이전  각 봉우리에 있었던 표지석이다. 역사적으로 의미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마치 팔영산 봉우리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한 점도 좋은 것 같다.

 

 

 

 

 

1코스 흔들바위 방향 탐방로 입구. 탑재를 지나 8봉으로 간다면 오른쪽에 있는 탐방로로 가면 된다.

 

 

 

 

 

팔영산의 본디 이름은 팔전산(八顚山)이었다. 중국 위왕의 세수대야에 그 봉우리가 비친 고사에서 그림자 영(影)을 쓴 팔영산이라고 주로 부르고 있으며, 김정호의 대동여지도에는 신령할 령(靈)으로 표기되어 과거 신령한 산으로 팔령산이라고도 했다고 한다. 1872년 흥양현 지도에는 팔전산(八田山)으로 표기되어 있어 팔영산 지명과 관련 다양한 지명이 전해지고 있다. 

 

 

 

 

 

 

 

시작이 참 예쁜 길

 

 

 

 

 

 

 

낙엽이 한가득

 

 

 

 

물든 단풍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멀리 쉼터가 보인다.

 

 

 

 

흔들바위. 이 곳 흔들바위는 마당처럼 꼼짝하지 않는다고해서 마당바위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힘센 어른이 밀고 당기고 하다보면 큰 바위가 흔들리는 걸 볼 수 있기에 '흔들바위'라 한단다.

 

 

 

흔들바위 옆에는 꽤 넓은 쉼터가 있다. 이곳에서 단백질, 비타민 보충..^^ 유영봉(1봉) 0.6km지점

 

 

 

 

낙엽이 쌓여 푹신한 길. 정말 예뻤던 곳이다. 

 

 

 

 

미끄러운 흙길에는 야자매트를 깔았고 비탈진 곳은 침목 계단길을 만들어 놓아 편하게 오를 수 있다.

 

 

 

 

 

제 1봉 안내. 산의 입구마다 여덟 개 봉우리에 대한 시가 적힌 간판을 만날 수 있다. 

 

 

 

 

 

유영봉(儒影峯):  팔영산 제1봉(491m)

 

 

 

 

 

1봉에서 바라본 북동쪽 풍광

 

 

 

 

 

1봉에서 바라본 2봉, 3봉

 

 

 

 

2봉~6봉을 넘지 않고 7,8봉으로 가는 길.  이 길로 가면  두류봉 사거리 방향에서 만난다. (암벽을 타기 어려운 경우)  

 

 

 

 

계단아래 버려진 나무 가지들이 있는데, 지금은 스틱이 보편화되었지만 예전엔 나무 지팡이를 짚고 다녔던 기억이 있다. 팔영산은 지팡이나 스틱이 짐?이 되기에 이 곳에 두고 올랐을 것이다.

 

 

 

 

1봉의 모습 (2봉가는 길에)

 

 

 

 

 

계단 아랫쪽으로 옛 길의 흔적이 남아 있다. 쇠 줄을 잡고 이 작은 쇠 발판을 딛고 바위를 올랐다니 생각만해도 아찔하다.

 

 

 

 

성주봉 삼거리. 팔영산 자연휴양림이 코로나 19 임시격리시설 운영에 따라 그 곳과 연결된 길은 통제되고 있다.

 

 

 

 

 

능가사, 주차장, 캠핑장이 보인다.

 

 

 

성주봉(聖主峯): 팔영산 제2봉(538m)

 

 

 

 

생황봉(笙簧峯): 팔영산 제3봉(564m)

 

 

 

 

고흥 영남면과 여수의 섬들, 그 섬, 섬들을 연결하는 다리들이 보인다.

 

 

 

 

3봉에서 바라본 4봉과 6봉

 

 

 

 

6봉은 거의 직벽?에 가까운 암벽길이다. 눈앞이 캄캄해진다.

 

 

 

 

계단조차 기어서 올라가는 .. ㅠ

 

 

 

 

 

3봉 (4봉에서 바라봄)

 

 

 

 

 

사자봉(獅子峯): 팔영산 제4봉(578m)

 

 

 

 

 

오로봉(五老峯): 팔영산 제5봉(579m)

 

 

 

 

 

 

보는 것만으로도 아찔한 6봉의 모습. 왼쪽 끝은 깃대봉

 

 

 

 

팔영산휴양림방향. 왼쪽 봉우리는 선녀봉

 

 

 

 

 6봉 가는 길

 

 

 

 

오른쪽부터 2~5봉. 정말 장관이다.

 

 

 

 

아찔한 절벽이다.  암벽등반 수준. 후들거리는 다리를 겨우 딛고 손과 팔에 온 힘을 썼더니 머리까지 멍해졌다.

 

 

 

 

 

두류봉(頭流峯): 팔영산 제6봉(596m)

 

 

 

 

2봉~5봉과 다도해 풍광

 

 

 

 

 

고흥 해창만. 멀리 중앙에 있는 삼각형 모양 산은 마복산

 

 

 

 

 

6봉에서 내려오는 길

 

 

 

 

두류봉 사거리

 

 

 

 

 

 

통천문

 

 

 

 

 

칠성봉(七星峯): 팔영산 제7봉(598m)

 

 

 

 

7봉에서 바라본 6봉

 

 

 

8봉(오른쪽)과 깃대봉(왼쪽)

 

 

 

 

8봉을 향하여..

 

 

 

 

 

기암들

 

 

 

발걸음이 조금 가벼운 길

 

 

 

적취봉(積翠峯): 팔영산 제8봉(591m) . 표지석 위에 흰색 흔적을 남긴 범인들.. 까마귀떼..

 

 

 

 

고흥 나로도 (왼쪽 ) 앞쪽은 내나로도, 뒷쪽은 외나로도

 

 

 

6봉, 7봉

 

 

 

깃대봉(0.5km)을 갔다가 하산하기로 한다.  

 

 

 

 

깃대봉은 팔영산 정상이긴하지만 다른 봉우리들에 비해 멋은 없다.

깃대봉(旗臺峯) 609m 과 삼각점

삼각점은 국토해양부 국토지리정보원의 국가기본측량에 의하여 결정된 지리좌표로 경도, 위도, 표고를 표시한 국가기준점이라고 한다.  참고로 우리나라 표고, 즉 해발고도는 인천앞바다의 평균해수면을 기준으로 한다.

 

 

 

 

8봉과 깃대봉 사이에서 만나는 팔영산 암릉

 

 

 

 

하산길

넓은 공간의 쉼터. 단체석? 3곳이 있다.

 

 

 

 

 

편백나무 숲길. 흙이 흘러내리지 않도록 쌓은 돌이 작품이 되는 길

 

 

 

임도를 가로질러 길이 이어진다.

 

 

 

 

탑재에서도 임도 아래로 향한다.

 

 

 

 

 

 

포장되지 않은 임도라면 걸어도 나쁘진 않겠지만 숲길로 이어지는 길이 너무 좋다. (주차장 2.4km)

 

 

 

 

낙엽들이 쌓이고 돌들로 정성들여 만들어진 길

 

 

 

 

 

 

내려오는 동안내내 감탄을 할 수 밖에 없는 아름다운 길의 연속

 

 

 

 

주차장1.2km 지점

 

 

 

돌담길

 

 

 

 

출구이자 입구(탑재, 8봉 가는 길)이기도 하다.

 

 

 

 

팔영산 능가사 (楞伽寺)

능가사는 팔영산 아래 위치한 천년의 유서 깊은 사찰로 신라 눌지왕(419) 아도화상이 세웠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원래 이름은 보현사였으나 임진왜란 때 없어졌다가 인조 22년(1644) 정현대사가 인도의 명산을 능가한다고 하여 이름을 능가사로 바꾸었다고 한다. 한때는 이 팔영산 부근에 40여개의 암자를 거느린 큰 사찰로 호남 4대 사찰의 하나로 꼽히기도 했다. 능가사 대웅전과 동종(범종)은 보물로, 사적비와 목조사천왕상, 추계당과 사영당 부도는 전라남도 유형문화재(제95호)로 지정되어 있어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능가사 표지석 뒤로 노을이 예쁘게 물들고 있다. 

 

 

 

 

능가사 대웅전(보물 제1307호)

18세기 중엽에 중건된 앞면 5칸, 옆면 3칸의 팔작지붕 전각(殿閣)이다. 처마를 받치는 부재인 공포(栱包)와 건불 내외부에 연꽃 봉오리를 본뜬 장식등이 전체적으로 장엄하고 미려하다. 기둥 중간이 굵고 위라래가 가는 배흘림 양식이며 건물이 입구에 맞춰 북향으로 되어 있는 점이 특이하다.

 

 

 

 

 

대웅전 오른쪽에는 엄청난 크기의 은목서와 동백나무가 마치 하나인 듯 서있다. 활짝 핀 꽃들의 향과 아름다움에 취함..

 

 

 

 

능가사 동종( 楞伽寺 銅鍾) 보물 제1557호

 조선 시대 범종에서는 볼 수 없는 팔개의 문양이 새겨진 능가사의 동종(높이 1m, 무게 약 900kg)은 그 청아한 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머리가 맑아지고 마음이 평온해짐을 느낄 수 있다. 조선 숙종 24년(1698년)에 주조된 범종으로, 일재강점기에 일본 군사경찰이 이 종을 헌병대로 옮겨 타종했는데 종이 울리지 않아 할 수 없이 능가사로 돌려보냈다는 일화가 있는 종이다.

 

 

 

범종각. 두 개의 종이 있는데 오른쪽이 동종이다.

 

 

 

 

대웅전에서 본 팔영산. 벌써 상현달이 떴다. 

 

 

 

팔영산 높이는 얼마되지 않지만 암릉을 등반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조금 위험한? 6봉 때문..  하지만, 봉우리에서의 뷰는 가히 일품이다. 다도해의 풍경과 다양한 모습의 바위들이 눈을 즐겁게 하고 봉우리를 넘으면 금방 또 나오는 봉우리가 있어 지루할 틈 없이 정말 짜릿한 기분이었다. 봉우리에서 뷰를 보면서 여유롭게 차 한 잔(아니면 간식이라도)하는 것도 좋겠다. 대부분의 하산길은 지쳐있어 주위의 풍경을 둘러볼 여유가 없는데 탑재를 경유해서 주차장에 이르는 길은 정말 너무 편안했고 마음가득 행복함을 꽉 채웠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강추하고픈 곳이다. 가을이라 더 멋지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