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광양 백운산 3코스 등반

비사랑 2021. 1. 5. 16:38

2021년 1월3일. 날씨: 구름

 

몇일 전 백운산에 내린 눈이 아직 녹지 않았을 것 같아 혹시나 눈꽃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안고 출발.

오늘은 늘 가던 2코스(진틀에서 정상)가 아닌 용소에서 오르는 3코스로 감. (사실 백운산 정상 바로 아래 쪽으로 임도가 눈에 거슬려 확인도 하고 싶었다.) 멀리서 보면 길이 보기에 좋지 않은 모습으로 훤히 드러나 보인다.

 

백운산 3코스는 임도로 이루어진 길로 그 길이가 길어 시간이 많이 소요되며 포장길이라 피로감이 높다. 산행 시작 지점을 백운사로 한다면 가장 짧은 시간에 정상까지 다녀올 수 있으며, 상백운암까지 차량을 이용한다면 백운산 정상은 그야말로 동네 뒷산 오르는 것 보다 쉽게 갈 수 있다. 씁쓸하다.

 

그리고 자연파괴와 환경을 고민하게 되는 길이기도 하다.

 

용소 →3.5km← 백운사 → 0.9km ← 상백운암 →1.6km ← 정상 (6km)

 1.7km 지점에서 출발 왕복 8.6km. 4시간 25분 소요 (식사, 휴식 포함) 

 

 

용소에서 1km정도 차로 이동. 임도 옆 공터에 주차한 후 산행 시작

 

 

용소에서 상백운암까지 이어지는 포장길

 

 

 

음지인 곳에는 눈이 녹지않아 미끄러웠다.

 

 

 

 

광양 백운사

백운산에 자리잡은 백운사는 흰구름 사이로 솟아난 천혜의 기도처로 보조국사와 구산스님이 수행하셨던 상백운암을 비롯 백운암 하백운암을 일컬어 말한다. 이 세 암자는 보조국사에 의해 창건된 사찰로 임진왜란 때 전소되었다. 그뒤 하백운암과 백운암은 눌암스님에 의해 중건되었고 상백운암은 구산스님에 의해 중건되었다. 백운사 대웅전 특이하게도 건물에 단청이 되어 있지 않아 고풍스러우면서도 절맛이 제대로 나는 사찰로 도선국사가 절터를 잡았다는 설이 전해 오고 있으며 말년에 은거하다가 입적한 곳으로 전해진다. 전라남도 유형문화재 317호 '목조아미타여래좌상 및 복장유물'이 있다. 

백운사 입구에 먼저 눈에 들어오는 해우소 건물. 2층 규모로 공기가 잘 통하는 2개의 환기구가 있는 환경을 생각한 구조인 것 같다. 내려오는 길에 이용했는데 엄청 깊어 조금 무섭기도 했음.

 

 

백운사 전경

 

 

 

 

백운사를 지나면 눈길이 더 많다. 

 

 

이정표가 가리키는 길은 중백운암을 거쳐 상백운암으로 가는 옛길이다. 눈이 쌓여 미끄러울 것 같아 임도를 이용한다.

 

 

아랫동네에서는 밟아보지 못한 눈이다.. ^^

  

 

 

상백운암 코 앞까지 이어지는 임도길

 

 

 

상백운암

상백운암은 백운산의 정맥이 삼존불 봉황의 둥지터를 형성했다고 하는 주천하길지(周天下吉地)로 알려져 있다. 조선조 서거정의 동문선에는 신령스러운 샘이 있어 안개구름이 피어오르고 그 물을 먹고 부처님 전에 올리고 소원을 빌면 모든 소원이 이루어진다고도 전해진다. 이곳은 신라 말 도선국사가 한눈에 길지임을 알아보고 처음 움막을 짓고 불법을 닦았다고 한다. 고려 명종 때인 1181년에 보조국사 지눌스님이 중창한 이후 1000년이 넘게 지켜오던 암자를 여순사건 때 빨치산을 잡으려고 경찰이 불을 질러 없애버렸다.  도선국사, 보조국사, 진각국사, 나옹왕사, 벽암각성, 회은응준, 약유호암 등 팔도도총섭(八道都摠攝) 등이 수행했고 무용수연, 허주대사, 금오선사, 구산선사, 활안선사 등 수많은 고승대덕들이 수행하며 전법을 펼친 천년 수행도량이다.

 

지금은 수행도량의 느낌은 전혀 찾을 수 없다. 

 

 

옛스러움을 찾을 수 없는 암자. 풍경만이 마음을 달래준다.

 

 

암자 앞마당에서 보는 광양. 멀리 순천만도 보인다.

 

 

임도 끝인 이곳에서 비로소 산행이 시작된다고해도 과언은 아닐 듯..

 

 

 

 

 

 

헬기장에서 보이는 백운산정상, 신선대, 따리봉, 도솔봉 (오른쪽부터)

 

 

눈에 새겨본 글 ㅋ

 

 

 

 

억불봉에서 정상에 이르는 능선

 

 

멀리 지리산 천왕봉에도 눈이 쌓여있다. (중앙 가장 높은 봉우리)

 

 

 

 

 

 

 

내려오는 길에 만나는 풍경

 

 

 

길를 만들고 다듬기 위해 베어진 나무들. (몇 군데 더 있었음)

 

 

백운산 3코스 길은 다시 오고 싶지도, 권하고 싶지 않은 코스이다. 백운사나 암자를 가고자 하는 이유가 아니라면..

백운사, 백운암 복원과 함께 백운산 허리에 상처만 남겼다. 문화재 복원을 위한 자연파괴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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