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 방죽은 벌교갯벌과 들판을 이어주는 긴 둑길로 일제강점기에 일본인 중도(中島, 나카시마)가 조선인들을 강제동원하여 제방을 쌓아 간척지를 만들어 '중도방죽'이라 합니다. 무고한 조선인들에 대한 착취와 폭력의 아픔이 있는 곳으로 소설 태백산맥의 주요 배경지로 등장인물들이 오가던 길이자 시대의 변화와 사람들의 애환이 담긴 길입니다.
방문 기본 정보
♧ 주차: 벌교생태공원 주차장(무료) 이용/ 입장료는 없이 상시 개방되는 곳이다.
♧ 찿아가는 길: 네비게이션에 중도방죽 또는 벌교생태공원을 검색하면 된다.
♧ 유모차, 휠체어 이용이 가능하며 입구에 휠체어 보관소가 있다.
♧ 여름엔 그늘이 없어 모자나 양산이 필수이며 마실물을 준비하면 좋다.

벌교천과 펄이 만나는 곳에 중도방죽이 있다. 벌교역을 지나는 경전선 철로 남쪽으로 700m 정도 거리다. 여행자보단 마을 사람들이 즐겨 찾는다고 한다. ‘순천만 갈대밭엔 사람이 붐벼 우린 중도방죽으로 간다’는 사람들도 있는데 말 그대로 이곳은 인적이 드문 곳이다.
참꼬막 전망대
꼬막이 유명한 벌교다운 조형물이다. 안쪽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어 전망대 역할을 하는데 크진 않지만 잘만들어진 느낌이다.


여수에선 돈 자랑하지 말고 순천에선 얼굴 자랑하지 말고 벌교에선 주먹 자랑하지 말라는 시쳇말이 있는데 지금 그 주먹은 없고 벌교는 언제나 꼬막이다. 원래는 ‘고막’이 표준말이고 꼬막은 이곳 사투리였는데 소설 <태백산맥> 출간 이후로는 '꼬막'이 표준어가 되었다고 한다.

벚꽃이 만개하는 봄부터 갈대밭이 황금으로 물드는 가을, 고요함이 묻어나는 안개 낀 겨울까지 계절마다 매력을 주는 곳이다.
벌교갯벌 생태탐방로
벌교는 다리가 세워지기전 뗏목을 엮어만든 다리로 마을 앞 하천을 건너 다녔으며, 이 다리에서 벌교(筏橋) 라는 지명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벌교갯벌 생태탐방로는 총길이: 2.3km, 폭: 2.0m로 내구성이 높은 가압방부된 천연원목 기둥(직경 200~300mm), 바닥재(두깨 133mm)를 사용한 국내 유일의 친환경 천연원목 탐방로이다. 단, 재료 특성상 온·습도에 따른 변형(갈라짐, 흔들림, 소리 등)이 일어날 수 있다고 한다.



단순한 갈대밭이 아닌 역사와 문학이 만들어 낸 곳이라는 점에서 여느 갈대밭과는 다른 느낌을 주는 곳이다.




갈대숲에 안겨 걸을 수 있는 S자 길

다리 난간등(燈)에는 태백산맥 표지 문양이 있다.

남파랑길 62-2코스의 일부로 벌교갯벌 생태탐방로와 연계해 걸을 수 있다.



갈대가 이제 막 올라오기 시작한다. 11월초 쯤이 갈대가 은빛으로 예쁘게 핀다.


한폭의 그림이 되는 풍경. 액자 역시 소설 태백산맥의 표지 문양이다.








해양보호구역(유네스코 자연유산 등재, 람사르습지 등록)으로 이곳 갯벌은 전국에서 거의 유일하게 고운 펄퇴적물(니질)로 이루어져 있으며 갈대, 칠면조 군락, 대형 저서동물, 철새가 찾고 있는 생물성 다양성이 높은 지역으로 전통 어업(뻘배어업)이 행해지고 있는 지역이다.



다시 왔던 다리를 건너 방죽길로 간다.
중도방죽
남해고속도로 벌교대교 아래 즈음이 방죽길이 끝나는 곳이다. ‘선수’라 부르는 진석마을까지 중도방죽은 총 3.8㎞ 정도인데 다녀오려면 왕복 3~4시간이 걸리지만 갈대밭과 앙죽길 핵심구간만 걸으면 1~2시간이면 충분하다.

작가 이문열은 소설 태백산맥에서 간척지의 방죽을 쌓던 때, 그 어렵고 뼈 빠지게 힘들었던 일을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
"워따 말도 마씨오. 고것이 워디 사람 헐 일이었간디라, 죽지 못혀 사는 가난헌 개 돼지 겉은 목심덜이 목구녕에 풀칠허자고 뫼들어 개 돼지맹키로 천대받아 감서 헌 일이제라. 옛적부텀 산몬뎅이에 성 쌓는 것을 질로 심든 부역으로 쳤는디, 고것이 지아무리 심든다 혀도 워찌 뻘밭에다 방죽 쌓는 일에 비허겄소.... 하여튼지 간에 저 방죽에 쌓인 돌뎅이 하나하나, 흙 한 삽, 한 삽이 다 가난한 조선사람덜 핏방울이고 한(恨)덩어린디, 정작 배불린 것은 일본눔덜이었응께, 방죽 싼 사람들 속이 워쨌겄소." (태백산맥 4권 306쪽) 들판을 한스럽게 바라보면서 방 노인이 자신에게 했던 얘기를 되새겨가며 이지숙은 일부러 방죽을 걸어 선수머리까지 갔다가 되짚어 돌아온다.

길 끝까지 측백나무가 둑과 바다의 경계를 이루고 있다.

포토존


그늘이 없는 길, 햇볕이 너무 뜨거워 여기서 시작점으로 되돌아 간다.


바람에 하늘거리는 억새

태백산맥 문학관에서의 감동이 이어지는 길입니다. 크고 화려하진 않지만 소박함이 묻어 있는 이 길은 편안했고 정겨웠습니다. 은빛 갈대가 바람에 흔들리는 찬바람 부는 어느 날 또 와보고 싶은 곳입니다. 그때는 방죽 끝가지 걸어보렵니다. 오늘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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