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소록도 한센병 박물관, 중앙공원, 오마 간척 한센인 추모공원까지의 길

비사랑 2025. 5. 28. 11:59

다녀온 날 : 2025년 5월 11일 

희망의 섬 소록도를 다녀왔습니다. 얼마전 (4월) 꼬꼬무에서 방영되어 화제를 모았던 곳이기도 합니다. 관광지는 아니지만 한센인의 아픔을 알고 이해하려는 많은 이들이 찾고 있습니다. 

 

한센병은 나병 또는 문둥병으로도 불렸던 만성 감염병입니다. '마이코박테리움 레프레(M. leprae)'라는 세균에 의해 발생하며,주로 피부, 말초신경, 눈, 호흡기를 침범하고, 감염 후 수년간 천천히 진행되는 병으로 전염력은 낮고, 손발 마비나 감각 저하가 특징입니다. 과거에는 외모 변형 때문에 심각한 사회적 낙인이 있었습니다.

소록도는 전남 고흥반도의 끝자락인 녹동항에서 1㎞가 채 안되는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섬의 모양이 어린 사슴과 비슷하다고 하여 소록도라고 불리웁니다. 이 섬은 한센병 환자를 위한 국립소록도병원이 들어서 있는 섬으로 유명하며 과거 한센병 환자들의 애환이 깃들어 있는 섬이지만, 현재는 700여명의 환자들이 애환을 딛고 사랑과 희망을 가꾸고 있습니다.

 

 

관람, 주차는 무료

- 주의 사항을 숙지하고 출입 및 방문

 

 

 

 

주차장과 안내소 

 

 

 

수탄장 - 탄식의 장소

 

 

내 아이를 앞에 두고도 만지지 못하고, 안을 수도 없었던 부모의 슬픔이 배어 있는 길

 

 

제비선창

오른쪽 섬 끝. 한센인들만이 이용해야 했던 선착장이 있던 곳.

 

 

섬의 면적은 4.42㎢에 불과하지만 깨끗한 자연환경과 해안절경, 역사적 기념물 등으로 인해 고흥군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보행자 데크로드

2009년 3월2일 소록대교 개통이후 방문객 증가로 도로 혼잡과 차량통제의 불편함으로 별도의 통행로를 개설하였고, 2023년 재 시공을 완료하였다.

 

 

소록대교

 

 

 

애한의 추모비

1945년 해방을 맞아 원생들은 자치권을 요구했고 이를 거부하는 직원, 경찰에 의해 협상대표자 84명이 처참하게 학살을 당했다. 더 충격적인 것은 숨이 끊어지지 않은 피해자들까지 구덩이에 몰아넣고 기름을 붓고 불을 질러 목숨을 빼앗았다는 사실이다. 2002년 8월 사건 현장이었던 국립소록도병원 치료본관 앞에 '애환의 추모비'가 건립되었지만, 한센인들이 받은 상처와 피해는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되어버렸다. 자유로운 사진 촬영이 가능한 장소이며 방문객들이 묵념을 하고 가기도 한다.

 

 

 

국립 소록도병원 한센병 박물관

 

 

 

 

 영상문화센터

 소록도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 영상, 방문하는 분들이 꼭 보았으면 좋겠다. 

 

 

전시관 가는 길, 고흥 청자박물관과 닮았다. 

 

 

철저하게 인권이 유린되었던 그들의 생활과 그럼에도 살아내야 했던 했던 그 역사를 볼수 있다.

 

 

한센병은 치료 가능한 병이다. 1980년대부터는 다제복합항생제(MDT)를 사용해 완치가 가능해졌으며, 오늘날에는 대부분 조기 진단과 치료로 후유증 없이 회복이 가능하다.

 

 

소록도에서 일어난 일들은 인권이란 말이 세상에 존재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만큼 잔인하고 무서웠다.

 

 

 

감금실

실제 문을 열고 들어가 볼 수 있게 만들어졌다. 답답함으로 숨이 막힐 정도의 공포스러운 곳이였다.

 

 

 

 

 소록도는 1916년 일제가 세운 격리병원 ‘자혜의원’이 출발했으며 해방 후에도 강제 격리·단종·낙태·해부 등이 1990년대까지 계속되었고 1992년 단종 수술이 중단될 때까지 인권침해는 이어졌다.

 

 

 

 그들에게 해방은 절망이였다.

 

 

 

소록도에서 일어난 안타까운 사건들

어떻게 이런일이 일어날 수 있었는지 너무 슬프다.

 

 

 

 

 

 

한센병은 더 이상 ‘무서운 병’이 아니라 치료 가능한 병, 낙인과 차별은 없어져야 한다.


 

 

 

소록도를 방문하여 그들과 함께 한 사람들

 

 

소록도의 과거를 기억하고, 다시는 이런 인권 침해가 반복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의 관심이 필요할 것 같다.

 

 

기증작품전

 

 

두 개의 목소리

이 전시는 일제강점기 한국과 대만에 설립된 한센병 격리시설과 근대 한센병 관리의 역사를 담고 있는데, 대만 낙생원에 거주하였던 한센인 이첨배와 소록도병원 입원 한센인 남재권의 생애를 시간대별로 함께 전시하고 있다.

 

 

 

소록도에 거주하는 주민의 대부분은 예전에 한센병을 앓았다가 완치가 되어 음성 판정을 받았거나 국립 한센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 간호사 등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병원은 현재도 운영 중이며 마을과 병원은 일반인들 출입이 금지되어 있다.

 

 

중앙공원 가는 길

소록도를 상징하는 사슴 타일과 소록도 한센인들의 사진이 붙어 있다. 다들 웃고 있는 표정이다. 

 

 

 

 

 

소록도 자료관

소록도 역사와 한센병, 소록도에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긴 곳이다.

 

 

'이춘상' 기념비

스오 마사스 원장을 시해한 이춘상을 기리는 기념비. 소록도 환자의 인권투쟁이자 일제의 폭력에 저항한 사건이다.

 

 

구라탑

오마도 간척공사에 참여해 봉사활동을 하였던 국제 워크캠프 단원들이 이 탑을 세우고 자신들의 활동을 기념하였다. 옆면에는 참가자의 명단을 적고 뒷면에는 탑의 유래를 새겼으며 사각기둥위에는 한센병을 무찌르고 정복한다는 의미를 담아 성미카엘 천사상을 세워 완성하였다.

 

 

 

 

 

 

그들의 아픔을 주님께서 어루만져주시고 치유해주시길 기도한다.

 

 

 

 

 

아름답고 평화로운 곳이지만 이 공원은 한센인들이 아픈 몸을 이끌고 강제 노역으로 만들어진 곳이다.

 

 

 

이 아름드리 나무에도 그들의 아픔이 서려 있으니 감탄을 하면서도 마음은 무거웠다.

 

 

 

보리피리 시비(반석)

한센병 시인으로 잘 알려진 한하운 님의 시 '보리피리' 가 새겨져 있다. 이 돌은 중앙공원 조성 당시 소록도 인근 섬에 있던 것으로 죽을 힘을 다해 이 바위를 운반하다 지친 환자들이 그대로 이 곳에 두어 버렸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감금실 (등록문화재)

1935년 건립된 형무소와 유사한 구조를 하고 있으며 이 곳은 원장의 자의적인 지시에 따라 감금, 감삭, 금식, 체벌 등의 징벌을 받아야 했고 부당한 처우와 박해에 항거하던 이들이 사망하거나 불구가 되었다. 이 곳을 나오면 예외없이 정관절제를 당했다고 하니 한센병 환자들의 인권유린 현장이라 불릴수 밖에 없는 곳이다.

 

돌아보는 내내 끔찍함이 느껴지는 곳이다. 

 

 

 

 

검시실

 

소록도 사람들은 세 번의 죽음을 겪는다고 했는데 한센병 발병으로 한번, 시신해부로 두 번, 화장으로 세 번 죽는다는 뜻이다.

 

한센병 환자의 시신을 해부했던 이 곳이 섬뜩함으로 다가왔고 울컥함도 밀려 왔다.

 

 마지막으로 이 곳에 머물다간 그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오마 간척 한센인 추모공원

이 곳에 오게 된건 어쩌면 운명인 것 같았다. 해안도로를 따라 드라이브를 하다 우연히 발견하게 되었고 박물관에서 보았던 장면이 떠올라 가보지 않을 수 없었다.

 

 

오마도 간척사업 

소록도 인근에는 "오마도"라는 무인도가 있는데 이곳에 간척사업을 벌여서 한센인들이 거주하며 농사를 짓게 하자는 아이디어를 낸 것이었다. 당연히 한센인들은 크게 호응했고 몸이 조금이라도 성한 사람들은 전부 간척지 개간 사업에 참여했다. 그러나 문제는 고흥 주민들에게서 나왔다. 고흥 주민들은 "문둥이들과 함께 살 수 없다!"면서 결사반대를 외쳤고 이러한 간척 사업은 곧 난항에 부딪치게 되었다. 결국 이 사건은 개척이 90% 이상 완료된 상황에 새로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민주공화당 소속 모 의원이 정책을 뒤집어 간척사업의 주체를 전라남도로 돌려 버리면서 해결되었다. 조 원장은 곧 국립의료원 부원장으로 강제 보직이동 조치를 당해 소록도를 떠나게 되었고 오마도 간척지는 1988년에 일반인들에게 불하하면서 소록도 주민들에게 아픔만 주고 끝나 버렸다. 이 사건을 각색하여 일반에 알린 사람이 바로 소설가 '이청준'이고 이 소설의 이름이 <당신들의 천국>이다. (나무위키)

 

추모공원 입구 작은 주차장과 화장실이 있다.

 

 

남파랑길로 이어지는 이 길도 걸어보고 싶다.

 

 

살짝 가파른 오르막길

 

 

 

 

말 조형물

무인도였던 5개의 섬을 연결하여 간척지를 조성하였던 섬을 형상화한 조형물 (오마, 오마도, 고발도, 분재도, 만재도)

 

 

테마관

 

간척지를 조성하는 흑백의 사진 속 한센인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들

 

 

위령탑

 

 

 

 

전망대

남파랑길에 포함되었다니 다행인 것 같다. 이 길위에서 아픈 역사의 현장이 그나마 알려지게 되어서..

 

 

 

섬을 연결해 만든 간척지

모내기를 준비하는 들녘이 이렇게 슬퍼 보이기는 처음인 것 같다.

 

 

재연장

간척지 조성하는 과정을 재연한 곳인데 이용이 불가했다.

 

 

휴식의 공간

이 곳의 이름처럼 그들도 편안히 쉬길 기도한다.

 

 

방조제에 세워진 현황판

 소록도 나환자들의 피눈물이 배어있는 이 곳이 정착민들의 반대에 부딫쳐 완공을 보지 못한채 쫒겨나야 했던 슬픔의 땅이라는 것을 좀 더 자세히 적었으면 좋겠다. 

 

 

 

소록도는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다. 우리역사의 치부가 있는 곳, 한센인들의 아픔이 고스란히 정해지는 곳이다. 인권이 짓밟히고 억울하게 죽어간 그분들을 기억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할 일일 것이다. 고개숙여 그분들의 명복을 빈다.